[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대규모 기금 확충을 주장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몬티 총리는 이날 연말 기자회견 자리에서 EFSF 규모를 '상당히 더 키워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달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럽 정상들에 EFSF 확대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정상들은 유럽 부채위기 해결을 위해 레버리지를 통해 EFSF 기금 규모를 확대하는 데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좀처럼 진전을 이뤄내지 못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확대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를 비롯한 ECB 관계자들은 유로존 국채 매입 규모를 확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다만 최근 ECB가 3년 만기 대출을 새로이 도입해 유로존 은행들에 4890억유로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좀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또 로렌조 비니 스마기 ECB 집행이사는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디플레이션 위험이 나타난다면 ECB가 양적완화에 나서야 한다며 사실상 ECB의 유로존 국채 매입 확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몬티는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이탈리아 이코노미스트들 중 가장 독일인에 가까운 사람(most German)이라고 묘사하며 다음달 EU 정상회의에서 유로 정상들에 강력한 요구를 할 것임을 암시했다. 유럽 정상들은 지난 9일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부채위기 해법 마련을 논의하기 위해 매달 회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른 첫 번째 월례 정례 모임은 오는 23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몬티 총리는 또 이탈리아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현재의 높은 국채 금리는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탈리아 재무부는 3년물과 10년물 국채 입찰을 실시했는데 10년물 낙찰 금리가 6.98%를 기록해 지난달 입찰 당시 7.56%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또 3년물 낙찰 금리는 5.62%를 기록해 지난달 7.89%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낮아졌다.그러나 총 발행 규모가 70억유로로 당초 정부의 최대 발행 목표치였던 85억유로에 못 미쳤다. 이탈리아 정부의 발행 목표는 50억~85억유로였다.낙찰 금리가 크게 하락해 이탈리아 정부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 것은 반가운 일이었지만 최대 발행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 했다는 점에 대해 일부 시장관계자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몬티 총리는 국채 입찰 결과에 대해 "상황이 좀더 나아졌지만 금융 혼란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을 좀더 진정시키기 위해 유럽이 많은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다.1조9000억유로의 부채를 보유 중인 이탈리아는 내년에 약 3500억유로를 상환해야 하며 1~4월에만 910억유로의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탈리아 정부는 내년 1분기에만 1000억유로 이상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주 2013년까지 균형재정 달성을 목표로 하는 300억유로 규모의 긴축안을 승인했다. 몬티는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탈리아는 추가 긴축안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벼랑 끝에서 스스로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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