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고 맞는 우리의 마음가짐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올 한해 우리 경제는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성장이 둔화되고, 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실업률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크게 높아져 경제운용에 부담을 주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확산되면서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던 계층ㆍ세대간 경쟁과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원자재 가격급등 등 해외 탓이 크지만 정책대응이 부적절했거나 타이밍을 놓치는 등 우리 책임도 적지 않다. 한해를 회고하는 건 누구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묻기보다 정책 대응의 아쉬움을 인식하고 이를 교훈삼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다. 올해 경제운용을 분석ㆍ평가해 내년 경제순항을 기약하는 것이다.  요즘 주요 연구기관, 국제 경제기구, 대형 금융기관 등이 내년 전망을 쏟아내고 있는데 하나같이 비관 일색이다. 누가 더 비관적인가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다. 요약하면, 미국은 디레버리징이 진행중이어서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고 부동산 모기지 시장이 회복되지 못해 소비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은 주변국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중심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내년이 더 암울하다. 이머징 마켓도 녹녹치 않다.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중국이 내년에는 인플레 확산 등으로 올해만 못할 것이란 전망이고 인도, 브라질 등 나머지 이머징 대표선수들도 오버페이스에서 숨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다. 이같은 세계경기 부진이 내년에 그치지 않고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어서 새해를 맞는 우리의 우려와 불안은 더 크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내년은 예년보다 더 힘들 전망이다. 특히 수출의 어려움이 과거 어느 해보다도 클 것으로 예상돼 자칫 경제 전반의 성장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정책이 급해 보인다. 내년에는 구조조정을 위한 장기 대책과 함께 경기 보완적 단기 대책이 동시에 추진돼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소홀함이 없어야할 것이다. 장기적인 균형 재정의 달성, 가계부채의 효율적 관리, 서비스 산업의 육성을 통한 내수 확대와 고용 증대 등을 위한 정책 노력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ㆍ인력ㆍ기술 지원이 필요한 시기다.(중소기업에 대한 획기적 금융지원과 고용증대를 위해 한국정책금융공사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생각이다.) 또 현 정부가 출범 당시 내세운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임기 내에 완성해 곳곳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시장기능을 회복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의 기능을 강조하는 것이 뉴 노말(New Normal)로 자리잡고 있지만 시장기능을 근본적으로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책적 노력이 효과를 거둔다면 내년 우리 경제가 마냥 비관적이지만은 않으리라 기대한다. 우리는 연초의 암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경제 주체 모두 합심 노력하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선례를 갖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당시인 1999년 연초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 내지는 '잘 해야 0% 성장'이란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두 자리수 성장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6%를 넘는 성장을 기록해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한 나라로 칭송받았다.  내년에는 두 차례의 선거가 있다. 때문에 정치적 고려에 의한 불합리한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가 높다. 연말에 터진 '김정일 사망'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 일정의 경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성패가 달린 것이다. 우리에게는 위기 때 힘을 내 이를 극복한 저력과 경험이 있다. 지혜와 용기를 발휘한다면 내년에도 성공신화(success story)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새해를 맞는 게 어려운 한해를 보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올바른 마음가짐이 아니겠는가? (진영욱,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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