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부산지역 법조비리로 번질 조짐을 보이며 많은 관심을 끌어모았던 벤츠검사 사건 수사가 끝맺었다. 진정으로 시작된 수사가 결국 진정인에 대한 수사로 귀결되는 모양새다.이창재 특임검사팀은 28일 오전 10시 부산검찰청 13층 회의실에서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한다. 부장판사 출신 최모(49) 변호사를 구속기소하는 것을 끝으로 공소유지에 필요한 최소인력만 남기고 수사인력 대부분이 철수하기로 해 사실상 해산이다. 벤츠검사 사건은 진정인 이모(39·여)씨가 낸 진정에서 출발했다. 전관출신 변호사가 검사장급 인사와 현직 부장판사에게 청탁과 함께 금품 공여에 나섰으며, 해당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명의의 벤츠 차량과 법인카드를 여성 검사가 이용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대검 감찰본부는 지난 7월 진정을 접수했으나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4개월 가량 조사가 늦춰졌다. 최변호사와 내연관계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진정인 이씨는 곧 문자메시지 내역을 비롯해 최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입수한 서류들을 꺼내들었다. 사건이 불거지자 한상대(52) 검찰총장은 이창재(46) 안산지청장을 특임검사로 지명해 부산으로 내려보냈다. 근 한달여에 가까운 수사는 최종적으로 진정을 낸 이씨에 대한 수사로 귀결됐다. 최 변호사의 검사장에 대한 인사청탁은 사실무근, 부장판사에게 상품권 등 금품을 건넨 의혹은 증거부족으로 결론났다. 오히려 최 변호사와 관계가 틀어진 이씨가 무고에 나선 양상으로 돌아섰다. 특임검사팀은 이씨가 증거를 숨기거나 조작해 수사에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이씨를 집중 추궁했다. 벤츠 및 법인카드 이용내역을 비롯해, 샤넬백 등 물증이 하나둘 늘어남에도 굳게 입을 다문 최 변호사 대신 사기 등 형사전력이 있는 이씨를 캐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이씨의 경찰 고위간부 출신 차명계좌 관리의혹이 불거져 한때 경찰인사비리로 번질 조짐도 보였으나 결국 별 소득 없이 무위로 돌아갔다.세 사람에서 시작된 수사는 결국 세 사람으로 매듭짓게 됐다.특임검사팀은 최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명의 벤츠 차량 및 법인카드를 이용하는 등 55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적용해 ‘벤츠검사’ 이모(36·여) 전 검사를 23일 구속기소했다. 진정을 낸 이씨는 최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개인문서 및 소송관련 서류를 빼내고, 자택 압수수색과정에서 수사관의 손을 깨무는 등 절도, 횡령, 공무집행방해 등 16건의 범죄 혐의로 23일 구속됐다. 최 변호사는 진정인 이씨로부터 돈을 받고, 이씨를 폭행감금한 뒤 무고한 혐의 등으로 이날 구속기소될 방침이다. 검찰은 수사발표 이후에도 구속된 진정인 이씨에 대한 수사는 계속하기로 했다.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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