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간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후 주석과 최소 3차례 이상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의 "후 주석이 전화통화를 통한 정상외교에 익숙하지 않고 주로 특사를 보내는 것이 관례"라는 설명이 거짓말로 드러난 것이다. 이를 두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노 전 대통령과 후 주석의 통화는 언론에 공개된 것만 3차례에 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3년 5월 후 주석과 처음 통화를 했고, 같은 해 8월21일과 2006년 7월22일에도 통화를 했다.첫 통화에서는 18분여간 '사스' 대책, 베이징 3자회담 결과와 북한 핵문제, 방중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8월 두번째 통화에서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을 앞두고 긴밀히 논의했다. 2006년 7월 통화에서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의견을 나눴다. 양국간 주요 현안이 발생했거나 협조가 필요할 때마다 전화로 긴급하게 의견을 조율한 것이다.이 대통령 취임후에는 한 번도 후 주석과 통화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작년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도발 등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에도 중국 정상과의 전화외교는 불통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양국간 핫라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에도 '이 대통령이 후 주석과의 전화통화를 원한다'는 뜻을 중국 정부에 전했지만, 결국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이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들을 만나 "후진타오 주석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다른 어느 나라와도 직접 통화하지 않았다"며 "중국이 외교장관끼리 통화를 하자고 해서 장관 선에서 통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청와대 고위관계자도 같은 날 "사실 우리가 중국과 통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 것은 아니다"면서 "중국은 정상끼리 전화하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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