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위생원들, 2년 동안 모은 재활용품 수익금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난 4일 구세군 자선 냄비 거리 모금에서 역대 최고 금액인 1억1000만원짜리 수표가 모금돼 화제를 모았다. 이런 가운데 서울 중구청 건물 청소를 담당하는 위생원들이 2년 동안 재활용품을 분리 수거한 수익금 800만원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2012 따뜻한 겨울보내기 사업’에 기탁해 훈훈하게 하고 있다.화제 주인공들은 김용화 반장을 포함한 10명의 위생원들. 오전 5시 남들보다 일찍 중구청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다.이들은 매일 새벽부터 퇴근 시까지 구청사 이곳저곳 청소를 맡는다. 일반 직원들 출근 전인 아침시간이 가장 분주하다. 800명에 가까운 인력이 근무하고 1000여명이 넘는 민원인이 방문하는 구청의 각종 쓰레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분리 작업하는 구청의 숨은 일꾼들이다.각 부서에서 가져온 재활용품이 담긴 마대에 일부 섞여 있는 빈병 캔 알루미늄 플라스틱 종이 등을 다시 재분류했다.그리고 구청 뒤편의 쓰레기 집하장에 쌓인 각 부서 종량제봉투를 쏟아놓고 그 안에 담긴 빈병이나 캔 등 재활용품을 분리했다. 대신 그만큼의 여유가 생긴 종량제봉투에 일반쓰레기를 꾹꾹 눌러 담았다.
2년동안 재활용품을 모아 800만원을 마련, 이웃 돕기에 나선 중구청 위생원들
이렇게 종량제봉투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품 수거량을 늘려 예산 절감에도 기여했다. 총무과에 편성된 종량제쓰레기 봉투 1년치 구입비 700여만원중 많은 부분을 절감한 것. 재활용품 수거량도 1t도 훨씬 안되던 것이 월 2t 가까이 늘어났다. 매달 30만~40만원 가까운 수익금이 들어왔다.김용화 반장은 “처음엔 다른 위생원들이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했지만 우리가 노력해 돈도 벌고 구청 예산도 절약하고 얼마나 좋으냐고 설득했죠. 예산을 절감하는데 행정직, 기능직, 위생원들이 따로 없다라고요”고 말했다.일부 위생원들이 왜 그리 호들갑을 떠느냐고 했지만 솔선수범해 부지런히 재활용품을 모으고 선별하는 김용화 반장을 보며 다른 위생원들도 같이 따라하게 됐다.특히 통장에 점점 쌓여가는 수익금은 이들에게 또 다른 동기가 됐다.그렇게 이른 아침부터 퇴근 무렵까지 열심히 일한 결과 2년 동안 800만원이라는 거금이 생겼다. 그리고 이들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솔직히 우리들이 땀흘려 모은 돈이니까 연말에 우리끼리 나눠 가질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경제 상황도 안좋은데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겨울보내기 사업 성금으로 기탁하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모았죠. 비정규직이라 할 수 있는 대체인력이나 공공근로분들도 동의를 해 무척 고마웠어요”이들의 선행을 보고받은 최창식 구청장은 “구청사에서 재활용품을 분리 수거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예산을 절감하고 힘들게 모은 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은 이 분들이 중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구청장으로서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위생원들의 근면과 성실로 만들어 낸 이 수익금은 13일 중구청 광장에서 열리는 ‘2012 따뜻한 겨울보내기’모금 생방송때 기탁될 예정이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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