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LG전자가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과 인터뷰 등을 통해 조사한 직업병의 단계별 유형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병병', '자꾸병', '이봐요병'으로 나타낸 이 직업병들은 직장 생활 기간과 업무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병병은 군대의 가장 낮은 계급에서 따온 이름처럼 직업병 초기증상이다. 신입사원, 서비스 직군, 고객응대·전화 접수 등이 많은 직군에서 주로 발견된다. LG전자는 '사랑합니다~ 고객님증후군'이라는 재치 있는 표현을 썼다. 이 직업병은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사원이나 전화 받는 것이 업무인 서비스 직군에서 조건반사로 나오는 안내멘트가 주 증상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어서오세요 고객님'이라고 외치는 직원들이나 일상적인 전화를 받을 때도 회사 응대멘트로 받는 직원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통화를 할 때 습관적으로 업무상 사용하는 말투, 목소리, '어머님~, 사모님~'등의 단어를 남발하기도 한다.'자꾸'병은 업무에 빠진 직원들이 일상에서도 업무와 연관되는 생각을 계속 이어가는 현상이다. 당구에 재미가 들린 초보자가 천정만 봐도 공과 당구대를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처럼 모든 일을 자신의 회사 업무와 연관 지어 풀어내는 습관을 말한다. LG전자의 한 직원은 "구매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음료수 하나를 살 때도 '병 값이 100원, 음료수 값 15원, 뚜껑 값 얼마…' 하고 아무 근거도 없는 추측으로 재료비를 어림잡아보는 버릇이 생겼는데 이것이 자꾸병인 것 같다"고 전했다.이봐요병은 직업병 중 본인은 물론 타인에게도 피해를 주는 가장 심각한 단계다. 업무에 숙달된 직장인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직장 후배에게 하는 조언이 혹은 업무에 대한 의견 제시가 일상생활까지 퍼지는 경우다. LG전자는 이에 대한 주요 증상으로는 '음식점 등에서 서비스의 기본에 대해 꼬치꼬치 지적해야 직성이 풀리거나', '짜장면 배달 속도에 대해 물류와 공급망관리(SCM) 유통 과정의 문제를 신랄하게 지적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사례' 등이 있다고 언급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여기서 언급된 직업병은 기본적으로 업무에 대한 열정이 있는 직원들에게 나타는 증상"이라며 "LG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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