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단상]100세 시대가 축복이 되려면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그간 노후대비에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전업주부들의 자발적 국민연금 가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반증이라 여겨져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되지만 이러한 마음도 잠시, 급속한 고령화 소식을 접하면 공적연금기관의 수장으로 막중한 책임감 또한 다가온다.우리나라는 1983년 이래 출산율이 계속 낮아져 지난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1.2명을 기록했다. 평균 기대수명은 이미 80세를 넘어서 현재 40대 중 절반은 적어도 98세까지 생존한다고 한다. 다가오는 100세 시대가 '축복'이 되어야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고 보면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는 사회 전반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공급능력 감퇴, 소비성향의 저하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 부모 봉양과 자녀 부양이라는 이중부담으로 본인의 노후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베이비부머들의 노후빈곤 등이 그것이다.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의 30%가량이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 서비스를 받을 수 없거나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일상생활에서 곤란을 겪는 '노후난민' 상태에 빠져 있다. 또한 생활보호 대상자가 급증하면서 그에 따른 예산이 지난해 3조엔(약 40조원)을 넘어섰다. 700여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노인의료비 지출, 독거노인 및 황혼 이혼의 증가 등의 문제를 경험하기 시작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볼 때 저출산 현상과 초고령화 추세는 개인의 문제일 뿐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문제이다.국가적 차원에서는 출산장려 촉진, 국민연금ㆍ퇴직연금ㆍ주택연금ㆍ농지연금ㆍ개인연금 등 다양한 노후소득 보장체계 확립, 고령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고용ㆍ노동정책, 고령 친화산업 육성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개인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을 소득보장의 주춧돌로 삼아야 한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평생 동안 지급을 보장하고 물가가 오른 만큼 매년 인상되어 세월이 흐를수록 받는 금액이 많아진다. 게다가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를 입으면 장애연금을 받고, 사망한 경우에는 일정 조건을 갖춘 유족에게 평생 동안 연금이 지급되는 등 종합보험의 역할을 한다. 노후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매월 꼬박꼬박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이 300만명에 달한다. 2020년에는 500만명, 2036년에는 1000만명이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당장 여유가 없더라도 국민연금을 바탕으로 노후준비의 기본부터 다져나가야 한다. 노후가 행복해야 성공한 인생이다어느새 현실로 다가온 100세 시대, 길어진 인생 후반전을 대비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