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양천인의한의원 조혁태 원장의 성장클리닉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김민아(가명)양은 학교에서 항상 키 번호 1번이었다. 엄마 아빠가 작은 편이 아니라서 나중에 다 큰다는 집안어르신들 말씀을 듣고 기다려 왔으나, 봄에 초경을 시작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늦추면 안될 것 같아 올해 여름방학부터 본 한의원에서 침, 뜸, 부항, 추나, 한약 등의 종합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민아는 어려서부터 밥을 잘 먹지 않고, 편식이 심했다. 또한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 시험 때만 되면 밥도 잘 안먹고 간단한 걸로 끼니를 때우곤 하며 자다가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등 불안 증세도 보였고, 공부하는 자세도 좋지 않았다. 우선 먹는 양에 비해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이 문제로 보여 소화기능을 도와주는 약부터 시작하여 고농도의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한약까지 단계별로 꾸준히 장기 복용시켰다. 가슴에 울체되어 있는 기운이 많아, 몸 전체의 기혈흐름을 도와줄 수 있도록 침과 뜸치료를 주2~3회 하였고, 자세를 바로잡아주고 척추를 펴주는 추나요법을 병행한 결과, 작년 일년 내내 4cm 정도밖에 크지 않았던 민아가 불과 5개월 만에 5cm가 크고, 구부정한 어깨도 펴지면서 자세도 한결 좋아졌다.초경 후 약 2년이 지나면 성장판이 닫히기 때문에 늦었지만, 빠른 판단으로 치료를 시작한 케이스로, 이대로 2~3년간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한다면 아주 좋은 성과를 보일 것이다.성장치료를 하다 보면 치료를 해서 큰 것인지, 클 때가 되어서 큰 것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보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대개는 어쩌다가 약 한번 먹이고 마는 일회성치료에 그치기 때문에 이런 의심은 끊이질 않는 것 같다. 성장기 치료의 핵심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성장을 도와주는 것뿐만 아니라,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여 주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성장에 있어서 주요한 요소로는 유전, 영양, 운동, 수면, 정서, 자세 등이 있는데, 선천적요인인 유전을 제외하고, 영양, 운동, 수면, 정서, 자세 등은 후천적으로 고칠 수 있는 것들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불균형한 영양섭취와 운동부족, 정서장애, 척추의 비틀어짐 등이 많이 있어 이로 인한 성장장애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현재 아이를 크지 못하게 억누르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그것을 바로잡아준다면 아이가 원래 커야 할 키를 아이에게 돌려줄 수 있다.한의학에서 가장 흔히 성장을 방해하는 유형은 비위허약형과 심허형이 있는데, 밥을 잘 안 먹고, 체하거나 배 아플 때가 많으며, 설사를 할 때가 많다면 비위허약형을 의심해 볼만하고, 예민하여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금방 깰 때가 많고 겁이 많은 편이라면 심허형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처럼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각자의 체질적인 면과 오장육부의 허실을 고려해서 처방한 한약과 함께 침이나 뜸, 부항, 추나 등의 치료를 꾸준히 하면, 아이의 숨겨진 잠재력을 최대로 발현시켜 결과적으로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겨울은 만물이 기운을 수렴하여 내년 봄에 한껏 기운을 터뜨릴 준비를 하는 계절이다. 성장치료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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