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상가內명품 점포 두 달 만에 주인바뀐 까닭
인천 송도커낼워크 상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1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소재 유럽형 스트리트몰 커낼워크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추운 날씨까지 겹쳐 약간 쓸쓸한 분위기였다. 이 상가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가 지난 2010년 3월 30억 여원을 투자해 상가 3채를 구입한 사실이 알려 진 후 속칭 '김연아 상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송도국제도시의 전반적인 개발과 인구 유입이 늦어지면서 상가 점포 입주율이 20% 안팎에 그치는 등 텅 빈 '유령 상가'로 전락한 상태다. 이날 이 곳을 찾은 것은 최근 오픈했다는 명품아웃렛을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커낼워크엔 지난 9월 1일 명품아웃렛 꼬레또가 문을 열었다. 꼬레또는 관광ㆍ쇼핑객을 불러 들여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며 야심차게 출발, '김연아 상가'를 살릴 구원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날 찾아간 커낼워크에선 '꼬레또'가 아니라 '밀라노 마켓'이라는 명품아웃렛이 운영 중이었다. 알고 보니 최근 꼬레또가 최근 문을 닫은 대신 ㈜킴스코퍼레이션(대표이사 김연국)이 지난 11일부터 가게 이름을 '밀라노 마켓'으로 변경하고 상품을 대폭 확충해 새로 문을 열었단다. 보통 이처럼 어떤 점포가 문을 연 지 얼마 안 돼 주인이 바뀌었다면 대충 2가지 이유에서 일 것이다. '싹 수가 노랗기 때문'에 전 주인이 포기하고 헐 값에 점포를 넘긴 경우, 또는 장사가 잘 돼 다른 사람이 프리미엄을 얻어 주고 인수한 경우 등이다. 이번 경우는 어떤 케이스일까? 일단 방문객 등의 말을 종합해 보면 꼬레또의 장사는 비교적 잘 된 것으로 보인다. 영업을 시작한 첫 날은 4000여 명의 손님들이 몰려 들어 줄을 서서 매장 입장을 기다릴 정도였다. 개점 후 첫날 매출액만 1억7000여 만원에 달했다. 한 달 여 만에 구비한 명품의 80%가 넘게 팔려 나갔다. 초기엔 주말을 중심으로 인천 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등에서 쇼핑객들이 꾸준히 찾았다. 이날 만난 커낼워크 상가 한 주인은 "장담한 대로 '유령상가'의 오명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는 듯 싶었다"고 말했다. 출발은 좋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구비한 명품이 다 떨어져갔지만 자금 사정이 꼬이면서 추가 상품 구비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자 "이름만 번지르르하고 상품은 몇 개 없더라"는 소문이 돌면서 매장 방문객도 줄었다. 이러자 꼬레또의 운영을 지켜 보던 해당 점포 분양주 ㈜킴스코퍼레이션이 나섰다. 꼬레또의 두 달간 실적과 송도국제도시의 입지, 커낼워크의 미래 가치 등을 볼 때 명품아웃렛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기자와 만난 킴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송도는 인천시와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경제자유구역이기 때문에 반드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5년에서 10년 정도 장기적으로 투자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킴스코퍼레이션 측은 지난달 20억 원 대의 명품을 유럽에서 직구입해 오는 등 본격적인 영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날 매장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어 유명한 최고급 의류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구찌, 프라다 등 20여개 브랜드의 명품 제품이 가득 차 있었다. 올해 말까지 50여개 브랜드가 구비된다. 특히 이 업체 측은 잠깐 영업해 본전을 뽑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메뚜기식 장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년 초엔 커낼워크에서 독자적으로 명품 패션쇼를 개최해 커낼워크도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 전국적인 체인망을 가진 명품 쇼핑 업체로 발돋움하는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커낼워크 주변에서도 이같은 명품아웃렛 점포 주인 교체에 대해 "송도의 잠재적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례"라며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했다. 송도국제업무단지개발유한회사(NSIC) 관계자는 "송도는 수도권 어디에서든 1시간 이내 올 수 있는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갖추고 있어 명품아웃렛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상품 구성ㆍ가격 면에서 제대로 된 명품아웃렛을 만들어 놓으면 얼마든지 수도권의 명품 수요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송도는 명품의 주 소비층인 부유층들이 많이 사는 서울 강남, 일산, 서울 목동 등에서 최근 개통된 제3경인고속도로 등을 통해 30~40분이면 올 수 있고 수도권 어디에든 연결된 지하철도 깔려 있다. 서울ㆍ경기 주민들 마음 속의 '심리적 거리'만 좁히면 된다는 것이다. '라이벌'로 꼽히는 경기도 여주의 신세계첼시 아웃렛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 최근 인천시와 ㈜이랜드리테일이 커낼워크에 고급 백화점을 차리기로 한 것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호재로 꼽힌다. 과연 김연아 상가의 교체된 '구원 투수'가 제 몫을 해낼 지 주목된다.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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