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차이고 이탈리아에 걸려 넘어진 프랑스 은행들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그리스 국채로 손실을 본 프랑스계 은행들이 이번에는 이탈리아 부채 위기로 휘청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프랑스의 제3위 은행인 크레딧아그리콜 SA의 3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나 떨어진 2억58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억 5200만 유로에 못미치는 것이다. 크레딧아그리콜은 이 기간중 9억5백만 유로에 달하는 그리스 국채로 인한 세전 손실을 상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크레딧아그리콜의 진짜 문제는 이탈리아의 부채 위기로 인한 담보 손실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 은행은 BNP파리바와 더불어 이탈리아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은행이다. BNP파리바도 22억6천만 유로의 그리스 국채 상각으로 인해 지난 분기 이익이 72%나 하락했으며, 또 다른 프랑스 은행인 소이에떼제네랄은 3억3300만 유로를 상각했고 동분기 이익은 31% 하락했다. 크레딧아그리콜의 2014년 연간 순이익 목표는 약 60-70억 유로 수준으로 잡고 있지만, 목표 달성은 커녕 보유하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손실과 이탈리아에서의 성장 둔화에 따른 영업 부진으로 해당 지역에서의 소매영업점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계 은행들은 지난 6월 현재 약 4160억 달러어치의 이탈리아 국채 및 민간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탈리아의 최대 채권국인 프랑스는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7%를 넘어 폭등하면서 최대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파리에 있는 조사기관인 알파밸류의 은행 분석가인 크리스토프 니즈담은 "처음에는 (이탈리아 투자는) 꿈의 투자였다"면서 "아무도 국채 위기가 G7 국가를 건드리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고 말했다. 약 1068억 달러 규모의 이탈리아 국채와 3096억 달러의 민간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계 금융기관들로서는 이탈리아의 채무 상환 능력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이탈리아의 1.9조 유로(2.6조 달러)에 달하는 국가부채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것이며,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많다. 이탈리아는 내년 말까지 3080억 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지난 7월초부터 지난 9일까지 BNP 파리바 은행의 주가는 41% 하락했으며, 크레딧 아그리콜의 주가는 50% 떨어졌다. 이는 블룸버그 유럽은행 및 금융기관 지수에 포함된 46개 금융기업의 평균 주가 하락률 27%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BNP 파리바은행과 크레딧 아그리콜은 지난해 말까지는 프랑스 국채보다도 이탈리아 국채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었으며, 올들어 부지런히 이탈리아 국채를 매도했지만 여전히 두 은행을 합쳐서 200억 유로에 달하는 이탈리아 국채를 갖고 있다. BNP파리바 은행은 지난 7월부터 10월말까지 보유 이탈리아 국채의 약 40%에 달하는 122억 유로 어치의 이탈리아 국채를 매각했으며, 이에 따라 이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 잔량은 같은 기간 23%나 감소한 815억 유로에 머물렀다. BNP파리바 은행의 CEO인 보두앵 프로는 "우리는 (이탈리아 국채 매각에 따른) 손실을 모두 상계했다"고 밝혔다. 이공순 기자 cpe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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