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기아자동차 임직원들이 일본의 게임사 닌텐도의 추락을 통해 '반면교사'의 의지를 다져 이목을 끈다.기아차는 최근 사내 소식지를 통해 게임 왕국 닌텐도의 추락은 '강한 도전자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분야에서 나타난다'는 시사점을 남긴 사례라고 평가했다. 닌텐도뿐 아니라 노키아가 휴대폰이나 게임기 전문 업체가 아닌 컴퓨터 제조사 애플에 타격을 입은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 결국 닌텐도가 무너진 데는 게임과 전화, 인터넷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경쟁자를 이기지 못했다는 것이 기아차의 분석이다. 기아차는 "잃어버린 고객을 되찾기 위해 닌텐도가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가격 인하 정책을 펴고 있지만 현재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도 "지금껏 위기를 잘 극복한 만큼 현재 상황을 이겨낼 지 지켜보겠다"고 전했다.기아차는 닌텐도의 성장 및 위기 극복 과정을 상세히 적었다. 1889년 일본 전통 화투인 '하나푸다'를 생산하면서 출발한 닌텐도는 1902년 일본 최초로 트럼프를 제작했다. 1953년에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램프를 생산했고 디즈니와 캐릭터 사용권 협약을 맺은 이래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60년대 TV가 도입되면서 화투가 잘 팔리지 않자 완구 제조로 눈을 돌렸다. 게임으로 업종을 전환한 후 90년대 중반 이후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등 경쟁자의 등장으로 위기에 빠진 닌텐도는 포켓몬 시리즈를 내세워 극복해 냈다. 경쟁사들이 하드웨어적인 성능에 집착할 때 닌텐도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쉬운 콘텐츠를 이용해 '닌텐도 DS'와 가정용 게임기 '위(Wii)'를 유행시켰다.지난해 시가총액 850억달러로 일본 제조사 가운데 3위. 2009년 매출 1조4400억엔, 영업이익 5300억엔. 직원 1인당 매출 10억엔으로 토요타의 다섯배.하지만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며 승승장구하던 닌텐도는 올 들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4~9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6% 줄어든 2157억엔을 기록했고 573억엔의 적자를 봤다. 연간으로도 약 200억엔의 적자가 예상된다. 1981년 이후 30년 만의 첫 적자다.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최상의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아차는 "인생은 1초 앞도 불확실하다. 그러므로 운명을 하늘에 맡기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되어야 한다"는 닌텐도 창업자 야마우치 후사지로의 조언을 되새기고 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김혜원 기자 kimhy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