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한옥값 많이 뛰었네
종로구 가회동 북촌의 3.3㎡당 매매가는 10월 현재 2500~3500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이민우 기자]상습 정체구역인 안국역에서 헌법재판소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으면 고요한 골목이 등장한다. 우아한 기풍의 처마와 고풍스러운 느낌의 대문이 이어지는 한옥 골목이 아늑하게 펼쳐진다. 삐뚤고 좁은 북촌의 골목은 바쁘게 살아가는 도심 속에서 여유로 다가온다. 20년째 북촌을 지키고 있는 J부동산 주인은 "밖에서 경기가 어렵고, 아파트값이 떨어진다고 난리지만 여기는 매매가가 떨어진 적이 없다"고 자신있게 설명했다.몇 년 전부터 아토피나 천식 등 도시생활형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안으로 한옥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전통가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교포나 외국계 기업 간부들도 한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개발에 대한 잠재성도 높고 도심에 위치한 좋은 입지도 긍정적 요인이다.그렇다면 한옥의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종로구 가회동 북촌의 3.3㎡당 매매가는 10월 현재 2500~3500만원 수준이다. 5년 전 1600만원대에서 꾸준히 올랐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줄곧 침체를 겪고 있는 아파트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가격이 올라도 북촌 거주자 대부분이 실수요자이기 때문에 쉽게 집을 내놓지 않는다고 한다. 전세 상황도 마찬가지다. 북촌에서 수리를 마친 한옥의 115.7㎡(35평) 대지기준 전셋값은 2억5000만~3억원 정도다. D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전·월세를 찾는 분이 많지만 내놓는 사람이 없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한옥지역인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데 가회동, 안국동, 삼청동 등이 포함된다. 카페나 전시, 맛집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하고, 상업시설도 들어서 투자 수요가 많다. 또 북촌 일대 가격이 급등하자 '서촌'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도 늘고 있다.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누하동, 옥인동, 통인동 등이 해당된다. 시세는 북촌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3㎡당 매매가는 2000만~3400만원대고, 전세는 3.3㎡당 800만~1000만원대다. 낡은 한옥이 밀집해 있어서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옥이 최근 들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웰빙바람과 함께 서울시의 한옥 지원 정책 덕도 크다. 서울시는 기존 한옥을 수선·신축하면 공사비용의 3분의 2 범위 안에서 최대 보조금 6000만원까지, 비한옥 건물을 한옥으로 신축할 경우는 최대 8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최근에는 북촌 등 한옥밀집지역의 한옥을 사면 취득세를 50% 감면해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건축비, 한정된 수요 등 한옥 투자시 주의할 점도 있다. 한옥 신축시 건축비는 3.3㎡당 보통 1000~1500만원 수준으로 일반 주택의 3~4배 수준이다. 원목, 기와, 창호 등 기본적인 재료에 비용이 많이 든다. 기존 한옥의 경우는 냉난방이 잘 되어 있지 않는 등 생활하는데 불편한 부분도 있어 개보수 비용이 많이 드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이민우 기자 mw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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