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JYJ “대중에게 사랑받은 객관적인 수치는 인정받고 싶다”
<div class="blockquote">“다 함께 미친 듯이 놀아 보면 좋겠습니다!”지난 10월 29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의 관광 명소 포블레 에스파뇰에서 열린 첫 번째 유럽 콘서트에서 JYJ의 박유천이 외쳤다. 2003년 5인조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 후 한국은 물론 일본, 아시아 전역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던 이들은 지난 2009년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와의 분쟁 끝에 멤버 김재중, 박유천, 김준수로 구성된 3인조 그룹 JYJ를 결성하며 새롭게 활동을 시작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이 날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이 김준수의 자작곡 ‘낙엽’의 마지막 구절 “꽃이 진 후에 우리는 다시 시작”이었던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십대 후반에 데뷔하자마자 한국에서 스타덤에 올랐고, 일본 시장을 바닥에서부터 정상까지 개척한 다음, 아직은 극소수의 팬만이 존재하는 유럽에서 ‘다시 시작’하는 JYJ를 만났다.
영국이나 프랑스에도 팬이 많을 텐데, 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서 스페인 공연을 계획하게 된 이유는. 유천 : 더 많은 곳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미국 투어를 했을 때 앞으로 더 나아갈 곳이 보여서 희망을 가졌던 것처럼 유럽에서도 같은 기분이다. 사실 유럽에서 우리의 영향력 같은 게 얼마나 미칠 수 있을지 감을 잡기 힘들었지만 스페인과 독일을 시작으로 JYJ를 알려나가는 발판을 마련한 것 같다. 아시아에서만큼 스케일이 큰 공연은 아니지만 우리가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은 확실히 하고, 음악 뿐 아니라 토크나 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잘 하고 싶다. 준수 : 작년부터 유럽 여러 도시에서 러브콜이 오기도 했고 유럽 전체를 다 돌 수 있다면 무엇보다 좋겠지만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그 안에서 지정학적으로 팬들이 모이기 좋은 위치를 선택했다. 서유럽 쪽은 스페인, 동유럽과 북유럽 팬들을 응집시킬 수 있는 곳은 베를린인 것 같다. 다음에 유럽 투어를 하게 된다면 더 많은 나라에서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H3>“거리를 걸었는데 꽤 많은 이곳 분들이 알아봐 주셨다”</H3>
스페인에 실제로 와서 느낀 팬들의 열기는 어느 정도인가. 준수 :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기준으로 보면 생각보다 많이 알아봐 주신다. 스페인에 대해서는 나 역시 축구가 유명한 나라라는 것 외에 많은 것을 알지 못했는데 첫 공연에서 티켓이 거의 다 팔렸다고 해서 놀랐다. 어제 저녁에 처음으로 바르셀로나 거리를 걸었는데 꽤 많은 이곳 분들이 알아봐 주셨다. 유천 : 착각한 거 아니에요? (웃음) 준수 : 어우, 아니에요. (웃음) 정말 깜짝 놀랐다. 모자까지 쓰고 걷는 중이었는데 커피숍이랑 거리에서 알아보는 분들이 몇 분 계셨다. 그 중에 이탈리아에서 오셨다는 분은 JYJ CD를 주시면서 사인도 부탁하셨다. 재중 : (우리 공연 티켓을 사신) 삼천 명 중에 몇 분 걸려드신 거야. (웃음)준수 : 어쨌든 놀라면서도 감사드렸고, 그만큼 더 공연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스페인에서의 무대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나. 재중 : 현지 안무가 라파 멘데즈 씨와 의논해서 우리가 그동안 해 왔던 퍼포먼스에 스페인만의 열정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댄서들의 화려한 안무나 아크로바틱을 더했다.준수 : 아크로바틱이나 덤블링 같은 부분을 넣긴 했지만 세트 리스트는 크게 바꾸지 않았다. 아무래도 스페인이나 유럽 팬들은 JYJ 공연을 처음 보시는 거니까 우리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다. 이번 공연은 지금까지 섰던 무대들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인데, 기분이 어떤가. 재중 : 지금까지 해왔던 공연의 규모보다 작은 건 맞지만 의미가 다르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작은 데서부터 시작해 그걸 기반으로 팬들의 사랑을 키워왔기 때문에 유럽 첫 공연으로 좋은 시작이 될 것 같다. 유럽에 왔다고 해서 과장하거나 규모를 억지로 키우기보다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작은 곳에서 발을 내딛는 게 좋을 것 같다. 과거 동방신기가 일본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작게 출발한다 해도 큰 목표가 있었을 텐데, 스페인을 시작으로 북유럽이나 동유럽에서도 뭔가를 해 보겠다는 포부나 목표를 설정하고 가는 건가. 준수 : 유럽에서의 우리가 K-pop 가수로서 한류를 보여주는 거라면 일본에서는 J-pop 가수로서 활동하려 했다는 면에서 지금 (일본에 진출한) 한국 가수들과는 좀 다른 행보를 보였던 것 같다. 어쨌든 일본에서 우리는 정말 신인의 마음으로 작은 계단이나 장판 위에서 노래도 해 보고, 유선 마이크 들고 그 줄을 넘어가면서 댄스곡을 소화해보기도 했으니까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 물론 중요한 건 과정이지만, 보여진다는 면에서는 결과도 중요하니까 언젠가 가능하면 만 석 이상 큰 규모의 공연을 해 보고 싶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 유럽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나가야 할 것 같다. <H3>“1년이 12개월이 아니라 24개월이면 좋겠다”</H3>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에서는 K-pop에 대한 관심이나 평가가 많아졌고 유럽에서도 프랑스에서의 열기는 높은 편인 것 같은데 사실 스페인에서는 K-pop의 열기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정도는 아니다. 이런 상황이 부담스럽거나 하지는 않나. 재중 : K-pop의 붐이라기보다 한국 그룹들의 마니아 층이 형성되다 보니 그것이 K-pop 열풍이라 불리기도 하는 것 같다. 이번 바르셀로나 공연은 규모가 3천 명 정도 된다고 들었는데, 관객 중 대부분이 JYJ의 마니아일 것 같다. 그러므로 한국어로 노래를 해도 따라 부르실 수 있을 거고, 한국적인 스타일을 기대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K-pop이라는 점에 대한 부담감 같은 것은 별로 없다. 단일 팀으로서는 최초의 스페인 단독 공연인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가수의 유럽 진출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이러한 인기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재중 : 유럽에서 K-pop에 대한 관심이 뚜렷해진 게 2006년부터라고 들었다. 동방신기의 활동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당시 한국에서 유행하던 과격한 군무 스타일의 퍼포먼스와 라이브를 소화하는 가수들에게 매력을 느꼈던 마니아 층들이 형성되어 지금의 열기를 만들어낸 게 아닐까. 투어를 다니다 보면 세계 각국을 돌게 되는데, 스페인에서 꼭 해 보고 싶었던 게 있다면? 재중 : 준수는 축구에 관심이 많아서 FC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한 번 보고 싶어 했는데 티켓을 구하려면 몇 달 전에 미리 알아봤어야 하는 것 같다. 준수 : 그래도 경기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날짜가 변경돼서 우리 공연과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경기가 있다. 하지만 월요일에 또 마르세유와 경기가 있다고 해서 멤버들과 같이 보면 좋지 않을까. 재중, 유천 : ......준수 : 아니 스페인까지 와서, 축구는 꼭 봐야지! 지난 해 영어로 발매된 첫 번째 월드와이드 앨범 <더 비기닝>이 스페인에서도 출시됐다. 두 번째 월드와이드 앨범도 준비 중인가. 재중 : 굉장히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1집 반응이 좋았던 만큼 2집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가수들이 가보지 못한 곳에 가 보기도 하고, 일단 찾아가서 우리 음악을 전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다만 시간적인 제약이 있는 게 힘들다. 투어를 돌기도 하고 멤버 개개인의 활동도 있으니까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요즘은 1년이 12개월이 아니라 24개월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웃음) <H3>“유럽 음악 스타일과 친숙하기도 하다”</H3>
<더 비기닝>에서는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카니예 웨스트, 로드니 저킨스 등과 함께 작업했는데 다음 앨범에서는 유럽의 음악 관계자들과 함께 작업해 볼 생각도 있나. 재중 : 사실 유럽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 동방신기가 일본에서 활동하던 당시에는 50% 가량이 유럽 쪽 음악을 사가지고 와서 부른 거였기 때문에 유럽 음악 스타일과 친숙하기도 하다. 이번 투어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불가능하지만 차후에 좋은 유럽 아티스트들과 연이 닿는다면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 10월 중순에는 일본 지진 피해 지역인 히타치 공원에서 8만 명 규모의 공연을 열었다. 의미 있는 무대였을 텐데 소감이 어땠나. 준수 : 일본에서 오랜만에 갖는 공연이었고, 그 전에 5~6년간 활동하면서도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생소한 곳이었다. 교통편이 좋지 않은 곳이라고 들었는데 자리를 가득 채워주셔서, 그리고 몇 만 명이라는 관객 규모를 오랜만에 봐서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특히 돔처럼 계단식으로 된 좌석이 아니라 수평으로 놓인 좌석에 그렇게 많은 분들이 앉아 계시니까 정말 끝이 없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뒤에 앉으신 분들은 너무 멀어서 우리를 잘 못 보실 것 같아 죄송했지만 끝까지 노래를 다 따라 부르고 호응해 주시고 울어주셔서 감동받았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정말 너무나 감사했고, 다시 한 번 우리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아시아, 미주, 유럽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고 한국 가수들이 알려지지 않은 국가까지 음악을 알리고 있는데, JYJ로서의 모습을 가장 보기 어려운 건 한국에서인 것 같다. 한국에서 제약 없이 방송 출연을 하고 싶다거나 하는 등 바라는 바가 있다면. 유천 : 솔직히 방송 출연까지는 생각하고 있지도 못하다. 바람이 있다면 정당하게 무언가가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거다. 차트에 오르는 것도 팬 분들이 음반을 사 주시고 노래를 들어주시는 데 대한 보답의 일환일 텐데, 우리가 거기서 빠지게 되는 상황 같은 게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을 알면서도 아쉽다. 음반 판매나 대중에게 사랑받은 객관적인 수치는 인정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유럽 투어 이후의 활동 계획은 어떤가. 재중 : 일단 JYJ로서의 올해 활동은 이번 투어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 12월은 여유를 갖고 쉬는 시간이 될 것 같은데, 막상 쉬기만은 아까우니까 내년 1월을 준비하는 시기가 될 거다. 1~3월에 해야 할 일들, 특히 음악 작업을 진행할 생각이다. 또, 스페인이나 독일 외에 다른 국가의 다른 도시에도 가보고 싶고 시간적 여유가 더 있다면 스페인과 독일을 다시 찾아서 이번에 보내주신 열기에 보답하고 싶다. 사진제공. CJESent<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바르셀로나=최지은 five@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매거진팀 글. 바르셀로나=최지은 five@매거진팀 편집. 이지혜 seve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