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 악보 원판 첫 공개..'등록문화재展'

홍난파의 '조선동요 100곡집' 악보 인쇄 원판. 이 원판은 서울 덕수궁 중명전에서 21일부터 열리는 '근대의 거울, 등록문화재 전(展)'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전시회는 11월4일까지 계속된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글이 됐다. 그리고 얼마 뒤 이 글은 노래가 됐다. 아동문학가 이원수가 쓴 노랫말에 작곡가 홍난파가 곡을 붙여 발표한 '고향의 봄' 얘기다. 이 동요가 실린 '조선동요 100곡집'의 악보 인쇄 원판이 21일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서울 덕수궁 중명전에서 이날부터 11월4일까지 열리는 '근대의 거울, 등록문화재 전(展)'에서다. 태어난 곳은 양산이지만 1년도 채 안지나 창원으로 집을 옮긴 이원수. 그가 15살 때 창원의 성문 밖 개울, 꽃들, 남쪽 들판의 푸른 보리 등을 그리며 쓴 '고향의 봄'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그리움을 전할 모양이다.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근ㆍ현대 시기의 유물인 등록문화재를 전시하는 '근대의 거울, 등록문화재 展'을 21일부터 서울 덕수궁 중명전에서 연다고 이날 밝혔다.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가치가 큰 것을 골라 지정하는 등록문화재를 이렇게 한 자리에 모아 전시회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시회는 문화재청 50주년과 등록문화재 제도 시행 10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근대의 거울, 등록문화재 展'을 찾은 사람이라면 중명전 2층 전시회장 오른쪽 안쪽에 자리한 '홍난파 동요 악보 원판'만은 놓치지 말아야 할 듯 싶다. 지난 17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뒤 첫 선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향의 봄'과 '낮에 나온 반달', '하모니카', '퐁당퐁당' 등의 악보 인쇄 원판은 그 크기는 작지만 조용한 울림을 준다. 악보 원판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벽에 헤드폰 하나가 걸려 있는 게 눈에 띈다. 헤드폰을 쓰면 인쇄 원판에 있는 곡이 노래가 돼 흘러나온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김종헌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장은 "현재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재는 모두 476건이며, 그 가운데 동산 문화재는 102건에 달한다"며 "이런 등록문화재를 동떨어진 과거로만 보기보다는 지금의 삶과 연결시켜 우리가 여기서 무얼 배울 수 있는 지를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근대의 거울, 등록문화재 展'에선 '홍난파 동요 악보 원판' 외에 지난 2월 등록문화재가 된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 광복전후기 우체통, 분쉬의 외과도구, 빅타레코드 금속원판, 벽걸이형 자동식 전화기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진품은 아니지만 백범 김구 인장, 안익태 대한국애국가 자필 악보, '대한독립만세' 태극기 등의 복제품도 이번 전시회에서 꼭 챙겨봐야 할 문화재들이다. 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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