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금, 대한민국의 이목은 정치에 집중되어 있다. 이달 말에 진행 될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부터 내년에 진행될 총선과 5년에 한 번 다가오는 대선까지. 뉴스 대부분의 사안들이 정치 뉴스일 정도로 대한민국은 정치에 민감할 때다. 차기 대권에서 여론의 바로미터가 될 서울시장의 재보궐 선거도 이제 본격적인 선거전에 접어들고 있고, 곧 있을 총선과 대선에 수 많은 사람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언론과 사람들의 생각에 귀를 세우고 있다. 하루 하루 시시각각 바뀌는 여론과 정치인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들을 논하는 데 있어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가장 핫 한 인물이 셋 있다.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선뜻 서울 시장 후보 자리를 내 준 박원순 변호사와 그 안철수 원장의 곁에 서 있었던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나는 꼼수다’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돌아온 딴지 총수 김어준. 이 세 사람이 흥미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자신들의 이야기 혹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냈다. 각기 다른 느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들의 책 3권을 소개한다.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론과 무학(無學)의 혜안, 통찰이 난무한다. 현 정권, 삼성, BBK 등 구체적인 주체와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 보수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한편으로 그 반대편에 서 있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진보 정당의 한계를 확실하게 꼬집는다. 허나 막연히 불편하고 석연치 않았던 의문을 풀어주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이 책의 서막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런 밑그림을 충분히 보여준 다음 왜 정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누가 해야 하는지 현실 가능성에 근거한 전망과 플랜을 제시한다. 이 책의 모토는 ‘알고 찍자’다. 내년 대선과 총선에 앞서 어떤 정당과 정치인이 우리의 욕망과 희망에 부합하는지 김어준은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박근혜를 비롯해 이렇게 많은 현직 정치인들을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신랄하게 평가한 책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김어준은 정치가 인격화된 우리의 현실에 맞추어 날카로우면서도 실감나는 일상의 언어를 구사한다. 그 익살스런 입담으로 쏟아내는 적나라한 인물평 속에는 우리가 그 정치인들을 보면서 어렴풋이 느꼈던 감정을 집어내는 통찰이 있다. 단 몇 마디로 그 정치인이 어떤 사람인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판가름해준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는 [나는 꼼수다]를 정리한 확장판이 아니다. [나는 꼼수다]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뉴스 속 사건들의 실체를 까발리고, 단편적으로 보이는 사건을 하나의 큰 그림으로 엮어내면서, 실체에 다가갈수록 커지는 분노를 웃음으로 승화시킨다면 이 책은 자신의 상황과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정치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해준다. 그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보수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그 반대편에 있으면서도 대다수 국민들을 대변하지 못한 진보 정당의 한계 또한 여과 없이 보여주는 식이다. 좋은 컨텐츠와 정책을 갖고도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진보 정당의 폐부를 후벼 파고, 스스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임을 자처하면서 국민참여당에게 괴물의 탄생이라 칭하는 것은, 결국 문재인, 심상정, 이정희, 노회찬, 유시민 등과 같은 인물들이 다 함께 나서서 대중적 지지를 끌어냈으면 하는 바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후회를 담은 시행착오의 기록’이라는 박경철의 말처럼 그의 치열했던 고뇌의 기록인 동시에, 청년들과 나눈 소통의 흔적이며,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자아인식, 사회비판, 책읽기, 글쓰기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이 책은 자신과 사회의 미래를 고민하는 청년들과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저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그렇게 해도 제가 좋은 대학을 가거나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선생님 말대로 살면 희망이 있을까요?” 강연회에서 한 청년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은 박경철. 그 질문은 천둥 같은 울림이었고, 공감력 부재의 증표였다. 단지 부모의 경제력이나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의해 사회적 계급이 확정되고 미래가 결정되는 사회 속에서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위해 그는 자신의 작은 성취를 앞세워 ‘인생은 도전’이라는 상투적인 조언을 남발하거나 감상적인 위로를 건네지는 않는다. 대신 아프지만 청년들이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냉엄한 현실을 이 책에 전한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시민단체에 출근한 변호사. 한국 사회에 '기부'라는 단어를 확산시킨 1세대 나눔 전도사. 대부분의 잠을 버스나 전철에서 해결하는 헤비 워커. 사회의 불의과 편견에 대항하고 조금이라도 더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거침없이 인생을 내달려왔던 박원순 변호사, 그가 대한민국에 전하는 스물다섯 가지의 인생 가치. '정의', '창의', '열정'과 같이 너무나 익숙해서 대수롭게도 여겨지지 않는 상식적인 가치들을 그만의 생각으로 책에 담았다.책이 소개하는 스물다섯 가지 아름다운 가치는 저자의 오랜 독서 습관과 그가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에게서 받은 영감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실천적 지성인 저자는 이러한 가치를 실제로 사회에 구현하기 위한 수백 가지 가치 있는 일자리도 함께 상상했다. 그의 꿈은 이 모든 아이디어를 모두가 공짜로 마음껏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박원순의 아이디어에는 저작권이 없다. 가치 있는 인생을 살기 원한다면 부디 이 책의 모든 제안을 마음껏 도용하시기를!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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