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애플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손꼽혀온 아마존의 태블릿PC 공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아마존의 방대한 콘텐츠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이 태블릿PC은 전체 태블릿PC 시장의 지형을 바꿔 놓을 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300달러 이하의 저가 태블릿PC 시장 형성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마존은 28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공개할 예정이다. 제품명은 '킨들 파이어(Kindle fire)로 알려졌다. 정전식 7인치 터치스크린에 아마존 고유의 UI를 탑재했다. 가장 파격적인 것은 가격정책이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태블릿PC의 가격이 250달러 선으로 책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패드의 절반 가격이다. 업계는 아마존 태블릿PC이 아이패드의 '라이벌'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태블릿PC시장은 사실상 아이패드의 '독점'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23일 예상한 바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 PC판매량은 전년 대비 261% 늘어난 총 6360만대로 이 중 73.4%가 아이패드다. 지난해 점유율은 무려 83%에 달했다. 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영의 성적은 초라하다. 가트너는 2분기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점유율이 올해 28%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3개월만에 전망치를 대폭 하향했다. 점유율은 17.3%, 판매량은 110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나마 아마존의 태블릿PC 출시를 감안한 예상치다. 현재 아마존의 가능성은 크다. 무엇보다 애플 못지않은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지목된다. 아마존은 전자책 '킨들'을 판매하며 수년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보유하고 있는 전자책 콘텐츠만 95만종에 달한다. 또한 독자적인 안드로이드 앱스토어를 꾸리고 음악, 영화 등의 콘텐츠도 직접 제공하며 구글 '종속'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자체 태블릿PC만의 이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250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도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그간 모토로라, 삼성전자 등이 고사양으로 무장한 태블릿PC를 아이패드와 같은 가격대에 출시했으나 주목할 성과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이미 태블릿PC 시장의 가격인하 경쟁은 치열하다. HP는 자사의 웹OS를 탑재한 '터치패드'를 99달러에 '땡처리 세일'했다. 스마트폰 '블랙베리' 제조사인 RIM도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태블릿PC '플레이북' 반값할인에 들어갔다. 499달러에 출시됐던 16GB 제품을 캐나다 케이블 회사 '로저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50% 할인해 249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짐 발실리 RIM 최고경영자(CEO)가 "할인정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같은 반값할인이 일반인 대상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PC제조업체들도 초저가 태블릿PC 경쟁에 뛰어든다. 세계 3위 PC업체인 레노보는 199달러짜리 태블릿PC '아이디어패드 A1'을 내놨다.국내 업체들도 아마존 태블릿PC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트 리서치가 "아마존 태블릿PC가 최대 500만대까지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을 만큼 폭발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가격정책도 고민거리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아이리버 등 국내 태블릿 제조사들은 아직까지 가격조정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가속화되는 저가경쟁은 부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태블릿PC의 사양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으나 "300달러 미만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대세'로 부상할 가능성이 큰 만큼 가격인하 여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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