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건설업 붕괴 막기 분양가 상한제 폐지부터'

[대담= 이규성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진희정 기자]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돼야 하고 최저가 낙찰제 확대 시행 역시 재검토가 필요하다" 장광근 국토해양위원장은 "건설산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위원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18대 후반기 국토위 수장이 된 장 위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제도는 위기의 건설산업에서 악법으로 시장주의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특히 내년 1월 1일로 다가온 최저가 낙찰제 확대 시행의 경우 어떤 식으로든지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장 위원장은 "6월 30일 여야 합의로 최저가낙찰제대상 확대 철회 촉구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돼 200명이 넘는 의원들의 찬성속에 통과시킨 것은 국회가 최저가 확대를 반대한다는 의미"라며 "지금과 같은 위기에서는 시행시기를 유보하거나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관련해서는 "여야 모두 일정 부분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해서 공감하면서 도 당론에 의해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재 국토위는 지난 19일부터 2011년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장 위원장은 "전월세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 4대강사업 등 굵직한 현안은 물론 국민생활과 밀접한 사안이 즐비해 있어 파행으로 치닫지 않고 정기국감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관련해 국회와 정부간 의견 팽팽히 맞서고 있다며 안전이 담보됐을 경우 수직증축을 통해 주거복지와 건설경기 부양차원에서 리모델링 규제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부터 국토위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이번 정기국감에서 다뤄질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전ㆍ월세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정책문제와 4대강 준설로 인한 지류침식 및 준설 후 재퇴적, 4대강사업의 수해방지효과 등 이 번 우기와 관련된 쟁점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이다. 정부가 지난 8ㆍ18 '전월세시장 안정방안'을 비롯해 수차례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임대주택과 함께 분양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가라는 근원적 의문에서부터 지금처럼 주택거래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보금자리 중 분양주택의 공급량과 시기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최선인가 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을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이미 주택법일부개정안을 지난 2009년 대표발의한 이후 줄곧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주창했다. 이번 국감 이후 여야간 합의를 이루도록 하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실 문제는 지난해 국감 때부터 지적됐다. LH의 역할 재정립이 시급하다. 어떤 지원 방안이 있는가.▲LH부분에 대해서는 현정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주ㆍ토공 시절부터 사업을 방만하게 운용을 해오다 보니 곪아터진 것이다. LH정상화 방안 등에 따라 이지송 사장과 임 직원 등이 노력을 하는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 물론 획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는 금새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결국 LH 부실의 가장 큰 문제는 부실사업장의 정리로 볼 수 있다. LH 의 성격이 사기업처럼 이윤 추구만 있는 것이 아니고 정부 정책의 대행기관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동안 방만하게 경영을 잘못하면서 누적돼 왔던 요인들 을 바로 잡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LH의 부채가 조금이나마 감소된 것은 고무적이다. LH가 정상화될 때까지는 통상적인 잣대보다는 과감하게 제도나 법률적으로 뒷받침 해주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금 정상적인 상황의 운용을 요구하면서 성과에 대해서 지적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앞으로 LH는 과거 주ㆍ토공 시절의 양적 공급 확대 정책에서 벗어나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아파트 건설 및 취약계층의 주거복지 사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 - LH뿐만 아니라 국토부 산하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에 대한 지원, 개편 등 다양한 과제가 놓여 있다. 공기업 혁신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지난해 이후 LH의 재무부실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지만 비단 LH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토부 산하 도로공사, 수자원공사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며 부채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LH의 재무부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과도한 국책사업을 한꺼번에 수행하게 된 것에 기인한다.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정책사업은 정부의 예산으로 수행한다는 원칙하에 정책을 발표하기 전 재정지원 능력과 해당 공기업의 재원 조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정규모의 정부정책 목표를 먼저 설정하고, 최종적으로 정부정책을 확정 발표하는 식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건설산업이 최대 위기에 빠져 있다. 3차례에 걸쳐 구조조정을 거쳤는데, 건설산업에 대한 지원 또는 구상안은 무엇인가.▲정부가 할 수 있는 기능과 국회가 뒷받침할 수 있는 기능이 나뉘어져 있다. 현재는 그동안의 거론된 문제점들이 모두 누적돼 있는 상황이다. 국회 차원에서 말한다면 건설관련 악법들인 분양가 상한제와 최저가 낙찰제 확대시행이 있다. 분양가상한제의 경우 앞서 이야기 했듯이 폐지를 해야 하지만 여야간 의견 대립이 심하다. 다만 최저가낙찰제 확대 시행 반대 에 대해서는 여야간 의견이 합치 돼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지만 시행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지난 8월 국회때 연기 내지 폐지 결의안을 여야 의원들의 의견을 통과 시켰다.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내서라도 저지를 할 것이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가 모두 공감을 하는 부분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하지만 우리 건설부동산 시장 여건상 지금 시행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고 대통령께서도 건설산업에 대한 위기를 먼저 말씀하셨을 정도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수차례 주택관련 대책 나왔지만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세제개편과 관련해 부자감세 논란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부자감세와 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했던 세제개편안은 별개로 보고 있다. 부자감세는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법인세 등의 인하를 말하는 것이다. 현재 부동산 대책의 문제는 두가지다. 하나는 세제를 통해서 워낙 바닥으로 떨어진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자는 것인데 대책을 적용해도 요지부동이다. 또 다른 문제는 유동성이다. DTI나 LTV 등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가계부채 및 물가와 연동되다보니 쉽게 풀 수도 없다. 결국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국토해양부의 입장과 금융 유동성을 다루는 기재부가 늘상 상충된다. 우리 경제가 수출주도형이다 보니까 세계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 처럼 외부의 문제가 생기면 직격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경우 정부와 국회간의 입장차가 분명하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민주당 최규성 의원이 대표발의한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과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발의한 수직증축 허용을 위한 주택법 개정안 등이 현재 국토위 법안심사소위 계류중이다. 이처럼 정치권은 리모델링 아파트의 수직 증축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수직증축시 안전이 문제될 가능성이 높고 투기수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주민들의 주거복지와 건설경기 부양 차원에서 리모델링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토위 차원의 지원 방안이나 입법 활동이 요구된다. 어떤 방안이 있는가.▲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복합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부동산 거래 침체, 뉴타운 문제, 전월세난, LH재무부실, 유동성 악화에 따른 건설산업 위기 등 현안을 우선 해결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한 법안처리 등 국토위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거래활성화를 위해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보금자리주택 공급조절, DTI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뉴타운,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지연에 따른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의 '도시재정비 및 주거환경정빕법' 제정안을 수정보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건설경기 연착률을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지난 5월 1일 발표된 바 있지만 PF부실의 근원적 처방에 대한 고민이 없고 개발이익환수와 소형평형의무비율 등 재건축ㆍ재개발 규제, 가격경쟁을 유발시키는 입찰제도 등에 관한 개선대책은 빠져 있다. 이들에 대한 논의가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건설산업의 발전을 위한 견해를 정리해달라.▲우리 건설산업은 GDP대비 연평균 투자비중이 16%에 달하고 취업과 생산유발 등 후방연관효과가 큰 산업으로서 우리 경제에서 그동안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건설산업은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위기가 지속된다면 당장 우리 경제의 앞날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세워야 한다. 가령 업계는 정부의 SOC투자 축소 및 주택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회계기준(IFPS)도입 등에 따른 건설금융 및 회계제도를 시급히 선진화시켜야 한다. 또 정부는 최근의 심각한 PF부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금융권의 지급보증요구 관행근절, 대형시행사 육성, PF전문보증기관 활성화, 사업평가 시스템 선진화, 투자은행(IB) 육성 등 중장기적인 '건설금융선진화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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