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 진정을 위한 잠재적 통화동맹

Fed, ECB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달러 스왑 협약 체결의 의미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미국 연방은행(Fed),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BOE), 일본 중앙은행(BOJ)과 스위스 중앙은행(SNB)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15일(현지 시각) 연말까지 무제한 달러를 공급키로 함으로써 유럽 부채 위기에 대한 국제적인 개입이 본격화되었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 조처로 은행의 유동성 압박은 완화되겠지만, 유럽의 근본문제인 국채 및 은행의 부실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초 이후 유럽계 은행들은 극심한 자금압박을 받아왔다. 인터내셔날파이낸싱리뷰 온라인판은 미국은행과 유럽은행이 최고위층간의 협상을 통해 민간 계약을 맺고, 미국은행을 재할인창구로 활용하여 비공식적으로 달러를 대출받는 방식으로 올들어 수천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이는 양국의 금융당국이나 중앙은행의 규제에서 벗어나며 통계로도 확인되지 않는 사적인 비밀계약이었으며 사실상의 섀도우뱅킹 방식으로 유럽이 신용경색(credit crunch)에 빠질 경우, 미국이 담보로 잡은 유럽자산의 가격 하락으로 미국은행에 연쇄 충격이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를 달러로 교환하는데 드는 비용은 6월 이후 다섯배로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유럽은행들이 금을 담보로 설정하여 달러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금 1개월 리스 금리는 역대 최저인 -0.48%까지 하락했고, 은행이 금을 맡기고 달러를 조달할 때 0.48%의 이자를 지급하는 등 금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포기할 정도로 유럽은행들의 달러 조달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유럽은행들의 유동성 위기가 극심해지자 ECB가 기존의 입장의 바꿔 미국쪽의 요구를 수용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번 정책에 반발한 독일의 슈타크 이사가 지난 14일 사임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이번 조처에 일단 동의함으로써 국제공조가 가능해졌지만, 과잉 신용 창출에 의한 인플레이션을 우선적으로 우려하는 독일과 여타 유럽 및 미국과의 입장 차이가 이후 어떻게 조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외환아날렙틱의 분석가인 데이빗 길모어는 “이번 국제 공조 개입 조처는 은행을 지원하는 조처로서 유럽의 뱅킹 시스템에 어느정도 신뢰성을 불어넣어주기는 하겠지만,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등 유럽의 주변부 국가들의 부실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 것으로 CNBC는 같은 날 보도했다. 또 GFT 포렉스의 보리스 숄즈버그는 “유럽이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시장이 의구심을 나타낼 것”이라면서 “유로화가 1.40달러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삭소뱅크의 최고정보책임자인 스틴 야콥센도 기본적으로 이같은 견해에 동조했다. 그는 “공조 개입은 이른바 ‘극한 개입’(maximum intervention)이라고 불리는 정책 결정자들의 현상유지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면서 은행간 유동성 문제를 중앙은행이 떠맡게 된 것뿐이라고 보았다. 그는 또 “이는 진전된 조처라고 볼 수 없다”면서 “이보후퇴를 위한 일보전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이번 조처에 유럽중앙은행(ECB)만이 아닌, 일본과 스위스 중앙은행까지 포함된 것은 달러-유로 스왑에 따라 양국간 통화가치가 절하됨으로써 안전자산을 찾아 이들 국가로 자금이 유입되어 디플레이션 압력을 겪게 될 것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조처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달러-유로-엔-스위스프랑이 동시적으로 연동되어 움직이는 효과를 갖게 되어 사실상의 잠정적인 통화동맹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동맹이 의미하는 바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통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저지하는 정책적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고, 또 이들 국가에서 부채를 현금화함으로써 생겨난 과잉 유동성을 신흥시장으로 수출시키는 통로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즉 통화 블록을 통한 부채의 수출이며, 인플레이션의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유럽공동체의 한 관리는 “난점중의 하나는 레버리지(신용확대)가 잠재적인 부채(liability)로 보일 수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CNBC는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레버리징은 반드시 ECB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활용이나 IMF를 비롯한 신흥시장을 포함한 국제적인 유로본드 매입도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중의 하나로 여전히 검토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오는 11월 발간 예정인 IMF 보고서를 인용, 펜션 펀드등의 서구의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및 유럽에서의 수익률 하락으로 신흥시장의 위험자산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공순 기자 cpe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공순 기자 cpe101@<ⓒ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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