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71)씨가 오늘 구속될 전망인 가운데, 박씨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가져간 17억원의 사용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30일 박씨에 대해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구명 로비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31일 오후 3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박씨에 대한 구속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조계는 장기간의 해외 도피에 이어 귀국 후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박씨에 대한 구속은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보고 그가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들고 간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주목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은행 퇴출위기를 모면하도록 고위공직자들에게 힘 좀 써달라'며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9ㆍ구속기소) 부회장을 통해 모두 17억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불법신용공여 및 대주주 배임ㆍ횡령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이 중 2억원을 돌려받았다는 진술이 나옴에 따라 검찰은 최소 15억원 이상의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금융당국의 부산저축은행 검사 과정에 개입해 무마 로비를 벌이거나, 같은 해 6월 포스텍과 삼성꿈장학재단의 투자를 받아 부산저축은행이 1,000억원 유상증자에 성공하는 과정 등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박씨 및 박씨 주변인물에 대한 은행계좌추적,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통해 로비 자금의 사용처를 추적 중인 검찰은 특히 지난해 6~8월 통화가 잦았던 정관계 고위인사를 추려내 이들이 로비 대상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또 박씨의 부산저축은행그룹 구명로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김두우(54) 청와대 홍보수석(당시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이 박씨와 골프를 친 정황을 포착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8일 자진입국한 것으로 알려진 박씨가 도피중이던 캐나다 현지에서 이미 검찰과 접촉한 정황이 흘러나와 입국시기를 조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올해 초 해외로 도피한 박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전담반을 편성하고, 현지 검찰과의 수사협력도 타진하는 등 박씨를 불러들이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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