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2주일 새 개인 투자자 3명과 증권사 직원 1명 등 4명이 자살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투자 정보를 얻는 데 불리한 여건의 지방 거주자들로 은행과 친지에게 빌린 돈으로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최근 주식 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주식을 개인이 받아내는 형국이다. 이달 들어 지난 주말까지 개인이 사들인 주식은 2조6000억원어치가 넘고, 19일 기준 증권 활동계좌는 1862만여개로 사상 최대다. 이 기간에 마이너스 대출 등 은행 신용대출 증가율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 대출은 지난 8일 주가폭락 이후 급증했다. 빚을 내 주식에 쏟아붓는 '위험한 질주'를 하는 개인이 크게 늘었다는 방증이다. 빚을 내 투자한 개인 중에는 이미 투자한 돈을 날린 경우도 많다. 투자자가 결제대금을 제때 갚지 않아 증권사가 개인 소유 주식을 강제로 팔아치우는 반대매매가 이달 들어 지난 주말까지 2026억원으로 지난달 한 달치의 1.6배에 이른다. '주가 하락→대출 받아 주식투자→주가 다시 급락→깡통계좌→대출금 연체, 신용불량자 전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계부채가 900조원를 향해 달려가는 판에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선 개인은 신용불안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를 떠올리고 '한 방'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막연한 반등 기대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금융불안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유자금이 아닌 빚으로 투자했다가는 화톳불에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은 처지에 빠져들 수 있다. 개인들은 '외상투자'를 삼가고 근거 없는 루머에 휘둘리지 않는 냉정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 증권사들도 미래에셋증권처럼 주식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신용융자 업무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창구 지도를 통해 최대한 억제해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혼란기를 틈탄 작전세력의 준동을 단속하는 등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에 노력해야 한다. 정부 당국자도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삼갈 때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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