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리핑] ‘나는 가수다’, 새로운 레전드의 시작

다섯 줄 요약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의 원년 멤버가 모두 작별을 고했다. 명예졸업장을 받은 박정현, 김범수의 공연으로 시작한 21일 방송은 새로 투입된 인순이, 바비킴, 윤민수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가수들이 자신의 노래 중에서 선곡한 곡으로 펼친 선호도 조사에서는 ‘아버지’를 부른 인순이가 1위를 차지했고 윤민수, 김조한, 조관우, 바비킴, 장혜진이 차례로 2~6위에 올랐다. 자우림은 2회 연속 7위에 그쳤다.
오늘의 대사: <u>“인순이잖아요, 삼순이예요?” - 박명수</u>자우림의 김윤아는 ‘매직 카펫 라이드’를 부르고 난 뒤 관객들을 일으켜 세우고 싶었지만 공정성에 위배되는 것 같아 못 했다고 말했다. 순위 경쟁에 있어서 공정성은 무척 중요한 요소지만 사실상 그러한 믿음은 프로그램 자체의 태생적 요건에 근거하는 것은 아니다. 애초부터 ‘나는 가수다’에는 가수들 사이의 실력 차이와 인기 차이가 존재했으며 그것을 뒤집는 것 자체가 묘미였다. 인순이의 등장은 그렇다면 어떤 의미일까. 이른바 ‘얼굴없는 가수’인 윤민수와 인순이는 인지도 면에서 천지 차이다. 인기가 젊은 층에 한정된 모던록 밴드 자우림에 비해 인순이는 10대부터 중장년 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흡인력이 있다. 34년의 경력을 통해 ‘레전드’라 불리는 거물급 가수 인순이의 등장은 임재범의 존재로 깊게 각인됐던 ‘나는 가수다’ 시즌1에 대한 시즌2의 대답인 셈이다. 인순이와 후배들의 경합에 있어서 공정성이 끼어들 여지는 많지 않다. 인순이에 의해 매니저로 선택된 박명수는 “매주 적어도 1~3위는 해줘야 한다”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는 말에 “인순이잖아요. 삼순이예요?”라고 맥락 없는 언어유희를 시도한다. 그럼에도 박명수의 다짜고짜 말장난에 수긍이 갈 수밖에 없는 건 많은 시청자들이 이미 인순이를 특별 대우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순이는 이에 대해 1위로 화답했다.
Best & WorstBest: 인순이의 17집 수록곡 ‘아버지’는 자전적인 내용이 담긴 노래다. 인순이는 첫 무대인 가수 선호도 조사에서 이 곡을 선택했다. 아마도 그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노래이기 때문일 것이다. 1년을 버티기도 힘든 가요계에서 34년간 활동해왔다는 것은 인순이의 강한 생명력을 증명하는 단적인 예일 것이고, 34년의 세월을 보여줄 수 있는 노래로 ‘아버지’는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무기였다. 인순이의 실력은 명불허전이었다. 담담하고 건조한 창법으로 시작해 깊은 감정을 폭발시키는 인순이의 노래는 결국 청중평가단을 울렸다. 조관우는 “시작부터 뭔가 올라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인순이의 ‘아버지’는 임재범의 ‘여러분’이 기록한 28.9%의 지지율에 버금가는 27.7%의 성적을 냈다. 가수 개인의 드라마가 노래에 투영될 때 최상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해낸 셈이다. Worst: 그룹 바이브 출신의 윤민수는 ‘그 남자 그 여자’와 ‘술이야’를 불러 2위에 올랐다. 7팀의 출연진 중 가장 인지도가 떨어지는 윤민수는 숨은 실력자로 ‘나는 가수다’ 시즌2의 새로운 기대주이기도 하다.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방송국 인근 고시텔에서 잤다는 그는 결국 이날 방송에서 인순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윤민수는 여느 때보다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거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윤민수는 청중이 노래에 감정을 이입시키며 동화되기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초반부터 맹렬하게 감정을 토해냈고 굴곡 심한 바이브레이션으로 청중평가단을 휘어잡았다. 윤민수의 노래는 2위에 오를 만큼 강력한 흡인력을 뿜어냈다. 자문위원인 김태훈 칼럼니스트는 “초반부터 감정 과잉”이라고 지적했다. 윤민수의 ‘그 남자 그 여자’와 ‘술이야’를 ‘Worst’로 꼽은 것은 그의 노래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의 창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너무 뻣뻣한 나무는 쉽게 부러지는 법이다. 강력한 퍼포먼스도 좋지만 조금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나는 가수다’ 시즌 1은 그 자체로 레전드가 아닐까.- 인순이가 들어오면 하차한다던 박명수, 결국 인순이의 매니저로. 앞으로 흥미진진.- 누가 인순이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까.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데일리팀 글. 고경석 기자 kav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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