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원장 러에 들고간 카드는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일 러시아를 세번째로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목적은 무엇일까?북한 전문가들은 "러시아는 내년 예정된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한반도 안정문제를 제안하고 북한은 내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경제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내년을 '강성대국의 해'로 정하고 경제발전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또 러시아와 양국이 추진하는 철도, 가스 등의 경제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주로 협의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북한은 중국이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나선지구 개발에 러시아 측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나진항 3호 부두 장기이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는 2008년부터 나진항으로 들어오는 동북아 지역의 화물을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운송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운송하기 위한 나진-하산 간 52km 철로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다. 철로 개보수 공사가 끝나는 대로 나진항에 컨테이너 터미널도 건설할 계획이다.북한은 이미 러시아가 지원키로 한 5만t의 곡물 외에 식량난 극복을 명분으로 추가로 인도적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 열악한 전력난 극복을 위한 에너지 지원을 부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여기에 김정은 후계 체제에 대한 러시아 측의 승인과 지원 확보도 김 위원장의 주요 방러 목적으로 꼽힌다. 러시아가 3대에 걸친 권력 세습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러시아 지도부 설득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과제다.북한의 이런 제안을 러시아도 거절하기는 힘들다. 북한이 한반도 안보안정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내년 9월로 예정된 APEC 정상회의를 극동ㆍ시베리아 지역 개발을 위한 외국 투자 유치 홍보전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런 러시아에 동북아 지역 안보의 핵심인 한반도 상황의 안정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러시아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통해 한반도 안정을 위해 남한과의 무력 충돌을 최대한 자제하고 대화로써 문제를 해결하라는 주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남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강조하고 있는 북한의 진정성을 과시하기 위해 북측이 먼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국제사회 사찰 수용 등의 가시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특히 러시아는 최근 북한을 거쳐 한국에 가스관을 연결하는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최대 석유·가스 생산업체인 가즈프롬 대표단은 지난 7월 초 방북해 북한 원유공업성과 원유, 가스 분야의 협력관계를 논의했다. 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8일 러시아와 남북한간 가스관 부설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도 최근 3국을 잇는 가스관 프로젝트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과 한국가스공사는 2008년 9월 매년 최소 100억㎥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북핵 문제 등으로 후속협의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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