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하얀 쿠데타

"빨간 국물은 가라" 뽀얀 나가사끼 짬뽕, 꼬꼬면 돌풍…구우면 하얗게 변하는 돼지고기까지[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식품업계에서 '백색(白色)의 반란'이 시작됐다. 얼큰한 맛을 자랑하는 라면이나 짬뽕의 국물이 '빨간 색'이라는 기본 통념에서 벗어나 '하얀 색'을 기본으로 한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또 익으면 '적갈색'으로 변하는 쇠고기 스테이크 대신 '하얗게' 변하는 돼지고기 스테이크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밥상 문화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가 올 초부터 선보인 '꼬꼬면'이 출시 초기부터 라면 시장에서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350만 봉지가 출고된 상태로 트위터와 블로그에는 연일 시식 후기 등이 올려지며 네티즌 사이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주변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찾을 수 없다면서 얼른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어 거의 매일 야근조를 편성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꼬꼬면'은 출시 전부터 개그맨 이경규 씨와 손잡고 만들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기존 라면과 달리 하얀 국물에 청양고추를 첨가해 담백하고 칼칼한 맛이 특징으로 제품을 구입해 먹어 본 소비자들로부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기존 라면들과 확실히 차별화된 맛"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국야쿠르트는 출시 첫 달의 목표 매출액을 30억원 선으로 잡고 있다. 향후 여름 대표 제품인 '팔도 비빔면'의 연 매출인 300억원 규모의 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이 최근 선보인 '나가사끼 짬뽕'도 인기다. 이 제품은 하얀 국물의 신개념 짬뽕으로 돼지뼈 육수의 진하고 깊은 맛과 시원한 해물 맛이 어우러져 풍부하고 깊은 국물 맛을 내며 청양고추를 첨가해 얼큰함을 더했다. 삼양식품 측은 출시 이후부터 이달 말까지 15만 상자(1상자*30봉지) 정도의 판매량을 예상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나가사끼 짬뽕이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부터는 판매량이 더욱 늘 것으로 기대돼 월 20만~30만 상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1위 브랜드돈육 선진포크를 만드는 선진은 국내 최초로 돼지고기 스테이크 신제품인 '순백스테이크'를 출시했다. 익으면 하얗게 변하는 돼지고기의 특성상 순백스테이크는 적갈색인 소고기 스테이크와 달리 하얀 빛깔을 띠고 있으며 등심과 삼겹살 경계 부위를 활용해 만들어져 등심의 담백함과 삼겹살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고정관념을 깨고 발상의 전환으로 만든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국내 식품시장이 정체를 보이면서 매출 확대를 위해 신개념 제품을 개발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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