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13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진 필름 전문업체 이스트만코닥(이하 코닥)은 요즘 거의 빈사상태다. 수십년간 사업재편과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과 디지털 사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수익은 개선되지 않고 주가는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26일 코닥은 5분기 연속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2분기 주당 조정 순익은 62센트를 기록해 전문가 예상치 67센트를 밑돌았으며 판매도 예상치 15억3000만달러를 밑돈 14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주가도 하락세다. 1950년 이후 주가가 2달러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지만 지난 10일 1.77달러로 떨어진 이후 11일에는 1.9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디폴트'(채무불이행)설까지 나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닥의 전 CEO들과 시장 전문가들은 코닥이 사업 부문별로 분리해 경쟁업체에 팔아었야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안토니오 페레즈 CEO(65)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상황은 불리하지만 충분히 부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페레즈 CEO는 "지재권 수입과 자산매각, 잉크판매 등이 호조를 보이면 현재 9억5700만 달러인 현금이 연말께 16억 달러로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랙베리 제조사 림과 애플 등을 상대로 한 '사진미리보기' 기능 등 특허권 침해 소송을 통한 수입은 10억 달러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 등을 상대로한 소송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심에서 패소 판정을 내렸으나 다른 재판부가 현재 이를 심사중이어서 그는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페레즈는 "회사 연금 기여로 현금지출이 많지만, 새로운 프린터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데다 잉크판매도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페레즈는 지난 30년 사이 무너져 가는 코닥을 재건하기 위해 부임한 다섯번째 CEO다. 코닥은 그동안 제약과 세제,의료시험장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도 했지만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2003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코닥에 합류한뒤 2005년 CEO로 선출됐다. 페레즈는 휴렛팩컷드(HP)에서 25년간 근무하면서 HP 프린터 사업부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린 프린터 업계의 베테랑이다. 페레즈 CEO 영입 이후 코닥은 필름제조에 쓰인 나노기술을 이용한 프린터를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카메라, 잉크젯 프린터, CMOS 센서, 인화전문점을 위한 드라이랩과 키오스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제품을 선보였다. 덕분에 코닥 매출의 70%가 디지털 제품에서 나오고 있고, 전세계 일체형 잉크젯프린터 시장 점유율도 1%였지만 지난해 3%로 뛰어올랐다. 페레즈는 또 2004년부터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했다. 헬스케어와 같이 디지털이미징 분야와 무관한 사업부를 매각했고 필름사업을 접고 디지털영상 사업으로 핵심사업을 옮기기 위해 1만5000명을 감원했다. 글로벌 인력도 5만4800명에서 1만8800명으로 줄였다.그는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육상선수 시절의 경험을 떠올리며 "10km 레이스를 펼칠때 마지막 2km가 가장 힘든 법"이라면서 "현재 코닥도 레이스를 잃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의원 기자 2u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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