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중국인 투자자가 떴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1.중국 은행들이 지난해 뉴욕 부동산 시장에 쏟아 부은 돈은 10억달러가 넘는다. #2. 중국에서 온 투자자들이 고급 아파트 쇼핑을 하고 수 백만달러를 뉴욕 브루클린의 애틀랜틱 야드 같은 고급 주상복합단지에 쏟아 붓는다. #3.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그라운드 제로에 새로 지어지고 있는 원 월드트레이드센터 입주 계약 열풍이 불고 있다.중국인 투자자들이 뉴욕을 활보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넘어온 기업, 기업인들이 뉴욕 부동산 시장에 돈을 쏟아 붓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마치 1980년대 뉴욕을 휩쓸었던 일본인 투자 붐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미국 전체가 경제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 붐이 뉴욕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인들이 뉴욕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다는 사실은 크게 공개된 적이 없다. 이들이 이러한 사실을 떠벌리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는 기업과 돈 많은 중국인들이 해외 투자에 나서는 것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자국인들의 해외 투자를 도우면서 외환보유고의 투자 다변화를 추구할 수 있고 기업들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으며 외교 수단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특히 중국 국유은행을 통한 뉴욕 상업 부동산 투자는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뱅크오브차이나(중국은행)가 8억달러를 맨해튼 파크 애비뉴 소재 JP모건·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빌딩에 리파이낸싱(재융자) 해줬다. 중국은행은 최근에도 2억5000만달러를 3 콜롬버스 서클에 있는 빌딩에 투자했다.뉴욕 부동산이 중국인들에게 각광을 받으면서 중국 건설기업들도 덩달아 빛을 발하고 있다. 뉴욕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중국 건설기업 차이나 컨스트럭션 아메리카는 뉴욕시 북쪽에 위치한 타판 지 브리지와 할렘강을 잇는 알렉산더 해밀턴 브리지, 메트로 노스 레일로드 스테이션 등 공공 프로젝트에도 활발하게 참여했다.중국인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뉴욕에 투자하고 있는지는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제로 금리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그 규모가 상당하고 앞으로도 계속 투자 열풍이 불 것이라고 진단한다.게다가 미국이 특정 개발 프로젝트에 5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영주권을 주기 때문에 중국인 투자를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이 있다. 뉴욕 브루클린 주상복합단지 프로젝트에 투자된 자금 중 2억4900만달러는 이 제도를 통해 들어온 중국 자본이다.부동산 중개회사 코코란 그룹의 파멜라 리에브만 회장은 "미국에서 고급 주택을 찾는 돈 많은 중국 부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올해 부동산 업계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단어는 '중국인'이다"라고 말했다.뉴욕 부동산업체 글라스 엘리만에서 일하는 샤오란 샹 씨는 "5년 전만 해도 외국인 고객을 보기가 드물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고객의 90%가 중국인이고, 이들의 지불 수단은 모두 현금"이라고 말했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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