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하위 30개 지점장 '아침달리기' 의무화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등산 마니아로 유명한 증권업계 최장수 CEO 김지완 하나대투증권 사장이 특유의 체력단련 경영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올해 국내 증권사 톱3로 진입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첫 단계로 실적 하위 30%에 해당하는 지점장들에게 새벽 달리기를 의무화한 것.28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김지완 사장은 지난주부터 본사의 리테일총괄본부장, 마케팅본부장, 영업추진부장 등 세 명을 성과부진 지점에 보내 달리기를 독려하고 있다. '새벽 달리기'를 하는 곳은 전국 각지 30개 지점인데, 분기별 실적 평가를 통해 지정된다. 김 사장 자신도 이미 매주마다 본사 부서장급 이상 임원들과 본사 가까이에 있는 여의도공원에서 아침 구보를 하고 있다.김 사장은 증권가에서 '불·수·도·북(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주인공이다. 서울 북부에 병풍처럼 늘어선 네 개의 산등성이를 부서장 이상 간부 임직원과 함께 무박2일로 주파하는 행사로 현대증권 사장 시절부터 연례화했다. 금요일 밤 11시에 출발해 다음날 오후 4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인데 8년째 이어지고 있다.아침달리기 역시 현대증권 경영때 이미 그 효능을 검증해 하나대투에 적용했다는 후문이다. 김 사장이 달리기 예찬론을 펼치자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등산화에 이어 런닝화까지 사야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김 사장이 체력단련과 실적 관리에 속도를 내는 것은 당면한 난관을 타개해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포석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최근 정부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최소 자기자본 규모를 3조원으로 정함에 따라 하나대투증권은 당장 대형 투자은행으로 올라서기가 어렵게 됐다. 자본을 2배 가까이 늘리기 위해서는 지주사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하나금융지주가 지금은 외환은행 인수에 매달려 있는 상황인 것. 지난해 11월 발생한 도이치 옵션 사태로 기관경고를 받은 터라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한편 김 사장은 최근 사흘간에 걸쳐 본사 이사급 이상 임원들을 콜센터로 데려가 약 한 시간동안 고객응대 업무를 직접 경험토록 했다.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 피부로 느껴 영업을 강화하는데 활용하라는 취지다.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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