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마쓰이 히데키(오클랜드)가 우여곡절을 딛고 미일 통산 500홈런의 위업을 달성했다.마쓰이는 21일(한국시간)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원정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2로 팽팽하던 6회 선두로 나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상대 선발 듀안 빌로우의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7호 홈런. 대형 아치는 무려 28경기 103타석만이다. 지난 6월 17일 손맛을 본 뒤로 긴 침체에 시달렸다. 하지만 고난 끝에 얻은 결실은 더 달콤한 법. 이날 그는 처음으로 미일 통산 500홈런 고지를 밟는 기쁨을 누렸다.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에서 9년 동안 뛰며 332개의 홈런을 때렸다. 센트럴리그 홈런왕을 세 차례 차지했고 한 시즌 40홈런 이상도 세 차례 기록했다. 2002년에는 생애 최다인 한 시즌 50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그러나 미국 진출 뒤 방망이의 위력은 한풀 꺾였다. 168개를 때리는 데까지 약 9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리그의 수준차를 현저히 실감한 셈. 그는 어느덧 저니맨으로까지 전락했다. 2003년 뉴욕 양키스에서 데뷔해 7년을 뛰었지만 지난해 LA 에인절스로 둥지를 옮겼고 올 시즌 숱한 우려를 받으며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팀의 4번을 꿰찼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다. 81경기에서 타율 2할2푼3리 7홈런 43타점을 남기는데 그쳤다. 메이저리그에서 타율이 2할7푼대 밑으로 떨어진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타자의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6할5푼에 머무른다. 4번 타자로서의 기량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치다. 잇따른 중심타자의 부진 속에 오클랜드는 42승55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그 꼴찌로 떨어졌다.이 때문일까. 마쓰이는 500홈런의 대업을 달성하고도 크게 기뻐하지 못했다. 경기 뒤 가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홈런을 때리기까지 너무 오래 시간이 걸렸다”며 “내일부터 홈런에 관한 질문을 받지 않게 되어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빨리 501호 홈런을 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마쓰이는 홈런 볼을 돌려받지 못했다. 경기 뒤 그는 “공을 친가에 보내고 싶어 따로 1루 코치에게 협상을 부탁했는데 실패했다고 전달받았다”며 안타까워했다.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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