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집단소송, 소비자 의견 엇갈려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애플을 상대로 한 대규모 집단소송에 '시동'이 걸렸다. 14일 아이폰 위치정보 수집 위자료 99만 8000을 받아낸 김형석 변호사와 법무법인 미래로가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는 것. 김 변호사와 법무법인 미래로는 "애플의 위치추적행위는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집단소송 홈페이지(www.sueapple.co.kr)를 개설했다. 변호사 비용 9000원과 기타 비용을 합쳐 1만 6900원을 결제하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결제 방식도 휴대폰, 신용카드, 계좌이체 등으로 다양하다.국내 아이폰 이용자는 300만명 선이다. 집단소송을 담당하는 김 변호사와 법무법인 미래로의 얘기대로 한 사람당 100만원의 위자료가 지급된다면 총 3조 규모의 대규모 소송이 된다. 김 변호사가 위자료를 받아낸 사실이 보도된 직후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는 등 사용자들이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소송을 두고 이용자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냉소적인 이용자들도 다수다. 김 변호사는 집단소송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이 명확히 드러난 위치추적 사실과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 부인하지 못했고, 법원의 결정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아 승소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대한 반박도 이뤄지고 있다. "이번 위자료 지급은 소송 승패를 법정 공방을 통해 가린 것이 아니라 '지급명령'에 따라 이뤄졌다. 불법수집의 법적 책임 여부가 판결되지 않은 것이다. 실제 소송이 시작되고 애플측이 적극 대응에 나서면 승소를 장담하기 어렵다"등이다.특히 일부 이용자들은 "지급명령을 법정에서 승소한 것처럼 '과대포장'하고 있다"며 "수임료를 챙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옥션, GS 칼텍스 등 개인정보 유출로 벌어진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원고 패소로 끝나며 사건을 담당한 변호사와 법무법인만 수억의 이득을 취했다는 것. 한 네티즌은 "집단소송에 참여하는 것은 자유지만, 이번에도 변호사들만 수임료를 챙기고 끝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손해배상 소송은 원고가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애플과 같은 대기업에 맞서 소비자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애플의 위치추적행위가 실제로 불법행위인지 법정에서 규명하고 이를 다른 대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AS문제 등을 둘러싸고 국내에서 경직된 태도만을 보여왔던 애플에 대한 비판도 뒤따른다. 한 이용자는 "애플의 위치정보 추적행위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인지 밝혀야 할 필요는 분명하다"며 "권리주장의 발판이 됐다는 점에서 지급명령도 '가치'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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