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로버트 벤모시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자사주 매각 결과에 대해 불만족스러웠다며 향후 주식 발행 업무를 맡을 투자은행 교체에 나서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벤모시 CEO는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미국 재무부가 5월에 이어 11월께 보유하고 있던 AIG 지분 매각에 나설 계획"이라며 "주식발행 주관사 역할을 한 4개의 월가 은행 가운데 교체되는 은행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모시 CEO는 AIG가 아직 어떠한 투자은행을 털어낼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4개 가운데 1~2개의 투자은행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G의 주식 발행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은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4곳이다. 그는 "지난 5월 투자은행들이 투자자들에게 AIG 주식 매각 작업을 시작할 때 AIG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준비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면서 "투자은행들은 AIG의 성장 전망에 대해 회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가치를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가 매우 나쁜 성적으로 출발점을 떠난 만큼 이를 따라잡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며 투자은행 교체작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5월 주식매각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여러 차례 AIG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미 재무부는 최근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 미 재무부와 AIG는 지난 5월 주식 매각을 통해 약 87억 달러(약 9조5000억 원)를 조달했지만 이는 당초 예상했던 200억 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금액이었다. 29달러의 주당 매각가는 손익분기점인 28.73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을 뿐 AIG 장부 가치 보다 39% 가량 할인된 금액이었다. 게다가 주관사는 청약 물량이 많을 경우 4500만 주의 초과배정옵션(Greenshoe)을 행사할 수 있지만 5월 주식 매각에서는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는 13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더 환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재무부가 매각하고 남은 AIG 보유 주식은 현재 400억달러 규모로 77% 정도에 이른다. 기업이 월가 투자은행의 주식 매각 작업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족을 표시하고 교체 경고장을 날린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는 지난 2년간 정부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투자은행을 고용하고 자산 매각과 주식발행에 적극 나섰던 AIG가 월가 투자은행과 깊은 갈등을 빚어 왔음을 의미한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AIG CEO를 맡은 벤모시는 공적 자금을 받아 회생한 회사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벤모시 CEO는 현재 암 투병 중이지만 치료에 진전을 보이고 있어 내년까지 CEO 자리를 보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AIG는 현재 벤모시를 이을 후계자를 물색중이다. 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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