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기극, “119전통을 훼손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화재와의 전쟁’이 조직내 갈등으로 변질되고 있다. 현직 소방서장이 “화재와의 전쟁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공개비판한데 이어 소방공무원들의 인터넷 모임공간인 ‘소방발전협의회’도 거들고 나서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소방발전협의회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화재와의 전쟁에 대한 문제점과 소방조직의 문제점은 소방의 특수성을 무시한 행정관료주의에서 비롯된 날조된 정책”이라며 “소방방재청장은 국민을 기만하는 화재와의 전쟁을 중지하고 즉시 사임하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발단은 지난 6일 류충 충북 음성소방서 서장이 소방방재청 자유토론방에 ‘서민중심의 119생활민원 서비스를 경시하는 소방청장의 대국민 사기극을 비판한다’는 글을 남기면서 비롯됐다.류 서장은 “지난해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30%이상 급속하게 줄어든 것은 통계를 조작한 결과”라며 “이는 현 청장이 과잉경쟁을 유도하고 그것을 자신의 업적으로 과대포장하려는 욕망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과거 통계에 잡히던 교통사고와 방화, 산불, 번개 등에 의한 화재 사망자가 ‘화재와의 전쟁’ 선포 이후에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조직내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도 꼬집었다. 류 서장은 “‘소방은 불만 잘끄면 된다’는 현 청장의 시각은 편견적 시각으로 생활민원 서비스를 줄이는 것은 국민을 섬기는 119의 전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류 서장의 이같은 행동에 소방발전협의회도 거들고 나섰다. “류충 소방서장의 발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언”이라며 “국가재난관리조직의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한 지휘관으로서 마땅히 갖춰야할 소신있는 발언”이라고 힘을 실었다.이어 “화재와의 전쟁이라는 정책의 문제점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모든 권한을 일반직 행정관료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경제논리로 소방정책은 무시되고 있으며 소방공무원의 피는 행정관료의 볼펜 잉크보다도 못한 가치로 전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에 소방방재청은 각종 해명, 반박, 설명자료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류 서장이 다시 조목조목 반박에 나서며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특히 류 서장이 올린 글의 조회건수는 8000건을 훌쩍 넘고 댓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현재 소방방재청 홈페이지에는 류 서장을 지지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이 ‘류 서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소방방재청의 내부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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