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만에 다시 정상을 밟은 유소연. 사진=KLPGA제공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유소연(21ㆍ한화)이 챔프로 돌아왔다.언제나 따뜻한 웃음을 건네는 유소연이었지만 지난 18개월 동안은 미소를 보기 힘들었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초대 챔프에 등극하면서 통산 7승째를 수확한 유소연 역시 "우승에 대한 강박 관념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면서 드디어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다시 우승 물꼬를 텄으니 본격적인 상금퀸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유소연을 제주 엘리시안골프장에서 만났다. ▲ 노력한 만큼 열매도 달다= 9살 때 취미로 골프를 시작했고, 중학생이 되면서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유소연은 "어릴 적에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는 꿈을 가졌다"면서 "하지만 콩쿠르에 나가 보면 잘하는 사람의 연주는 주관적인 평가가 많았고, 이에 반해 골프는 연습에 열중한 만큼 결과도 좋게 나타나는 공정함이 있다"면서 골프의 매력을 꼽았다. 똑 부러지는 성격 탓인지 공부를 소홀히 하지도 않았다. "부모님에게 간섭받는 걸 싫어했다"는 유소연은 "골프연습도 공부도 스스로 알아서 하는 편"이라면서 "시험기간에는 골프연습을 마친 뒤 집에 돌아오면 오히려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만류를 피해 문을 걸어 잠그고 공부를 했다"고 회상한다. 덕분에 평균점수 90점을 넘기는 우등생이 됐다. 골프에서도 물론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대원외고 1학년 때 국가대표로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 나가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었다. 3학년이던 2008년에는 여고생 신분으로 치른 프로 데뷔전 김영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해 파란을 일으켰다. ▲ 1년 반의 슬럼프(?)= 2009년에는 3연승을 포함해 4승을 쓸어 담으며 그 해 5승을 거뒀던 서희경(25ㆍ하이트)과 라이벌 경쟁을 펼쳤다. 바로 이때 슬럼프가 찾아왔다. 지난해는 무관의 여왕으로 전락하자 마음도 조급해졌다. 유소연은 "이 참에 아예 스윙교정을 하자는 생각이 들었고, 1년여에 걸쳐 스윙을 교정했다"고 했다."몸통 회전과 콤팩트한 스윙에 포커스를 맞춘 스윙이 완성되면서 믿음까지 생기자 곧바로 우승으로 연결됐다"는 유소연은 "사실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롯데칸타타오픈) 우승 직후에는 긴장이 풀리며 몸이 아플 정도였다"고 덧붙였다.인터뷰 도중 캐디 최희창씨가 지나가자 캐디의 공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유소연은 올해부터 지난해까지 서희경이 호흡을 맞췄던 최씨와 동행하고 있다.) "(희경) 언니의 소개로 만났는데 거리 계산이나 라이 등 플레이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내용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는데 큰 도움을 주는 재주가 있다"면서 만족했다.
▲ 남은 관건은 '퍼팅감'= 유소연은 에쓰오일챔피언스를 끝으로 상반기가 마감되면서 5주간의 여름방학을 맞는데 대해 "우선 야구부터 보러가겠다"며 남다른 취미도 소개했다. 당연히 소속사인 한화이글스의 팬이다. 쉴 수 있는 시간은 그러나 잠시뿐이다. 7월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번째 메이저 US오픈과 다음주 '제5의 여자 메이저' 에비앙마스터스에도 출전한다. 기술적으로는 퍼팅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고비 때 마다 그린에서 고전하면서 스코어를 지키지 못한 게 무척 아쉬웠다"고 분석한 유소연은 "퍼팅은 마음에 들 때까지 연습하는 버릇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30분에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8시간씩 하기도 한다"면서 '악바리' 근성까지 내비쳤다. "1승이 좀 늦었지만 상금랭킹 1위와 대상 등 개인상을 위해 전력질주하겠다"며 각오도 새롭게 했다. 당초 연말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무대가 크게 위축되면서 일단 국내 무대로 방향을 전환했다. 유소연은 "지금은 갈등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도전할 무대"라고 솔직한 심정을 곁들였다. ▲ 비밀병기는= 용품 계약사인 혼마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드라이버는 베레스 프로토440, 로프트 9도에 매트릭스 샤프트다. 3번 우드는 베레스 S-01, 14도, 유틸리티클럽은 투어UT 18도와 21도에 역시 매트릭스 샤프트를 결합했다. 4~10번 아이언은 베레스 IC-01프로토, 트루템퍼 GS85 레귤러 샤프트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출전 이틀 전에는 혼마매장을 직접 방문해 스윙밸런스를 체크한 뒤 그립이 너무 두껍다고 판단돼 전부 교체했다. (혼마 피팅센터에는 일본의 피터 2명이 파견 근무를 하고 있다.) 숏게임은 타이틀리스트 보키 50도, 54도, 58도 등 3개의 웨지가 책임진다. 퍼터는 오디세이 트라이핫 3번, 볼은 타이틀리스트 프로v1을 사용한다.제주=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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