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유령, 태국에 여전히 출몰중?

잉럭, 오빠인 탁신의 대리인으로 총리 선거 출마중

탁신 전 총리의 막내여동생 잉럭 친나왓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탁신 친나왓의 막내 여동생 잉락 친나왓이 최대 야당인 푸어타이당 대표로 총리 선거에 출마했다. 탁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잉락은 그의 슬로건부터 공약까지 탁신의 생각을 그대로 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잉락이 후보 지명된 것은 추방된 탁신이 선거판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과 같다"면서 "탁신이 태국 정치의 중심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고 보도했다.잉락의 슬로건은 '탁신은 푸어타이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다.잉락은 선거 유세전에서마저 "나는 탁신 친나왓의 여동생이다. 나의 오빠가 '안녕'이란 말을 전해달랬다"고 말한다. FT는 그녀가 탁신을 대변한다는 것을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탁신은 지난 2000년 총리로 발탁된 이후 2006년 친코퍼레이션 주식 매매와 관련한 탈세 혐의로 같은 해 9월 군부 쿠데타 세력에 의해 축출됐다. 탁신은 현재 두바이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탁신은 지방 사람들의 열렬한 환호와 중산층의 경멸을 동시에 받고 있는 인물이다. 쌀농사를 짓는 한 농부는 "탁신 총리는 우리의 마음에 있다"면서 "그가 다시 돌아오길 원하며,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그는 또 '레드 셔츠'로 불리는 친탁신파 독재반대민주연합전선(UDD)의 지지를 얻고 있다.그러나 탁신의 적수들은 탁신의 대리인으로 나선 잉락이 달갑지 만은 않다.아피싯 웨차치아 현 총리는 FT인터뷰에서 "탁신이 결백을 주장하기를 시도한다면 태국을 다시 혼돈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라면서 "푸어타이당은 선거 주인공의 공약으로 모든 학생들이 아이패드를 사줄 것을 맹세하고, 가난한 농부와 졸업생을 위해 임금을 높이는 것과 같은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태국에서는 이른바 '옐로 셔츠'로 불리는 탁신 반대파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와 '레드셔츠'로 불리는 친탁신파 독재반대민주연합전선(UDD)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레드셔츠'들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심화되자 정부가 강경 무력진압에 나서 91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푸어타이당이 이겨 잉락이 총리가 된다면 태국은 레드셔츠와 옐로셔츠 간의 갈등이 깊어질 것이라고 FT는 우려했다.조윤미 기자 bongb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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