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리더십]럭비공? 불도저? 니들이 MK를 알아?

참석자: 권상술 IGM 세계경영연구원 박사(교수),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박사, 소설가 박상하 씨, 유지수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이상 가나다순), 김영무 아시아경제신문 산업부장 겸 부국장, 이정일 산업부 재계팀장(사회)<br /> <br />

MK 리더십 좌담회일시: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장소: 본지 편집국 대회의실[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리더십은 사회적 자본이다. 훌륭한 리더십은 여러 사람이 공유해야 더욱 빛을 발한다. 그런 점에서 한 기업이 이룩한 성과에 비해 여전히 덜 알려진 리더가 있다. 바로 'MK(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지칭)'다. MK 리더십을 조명하는 것은 그의 성공 DNA를 우리 사회가 공유하기 위한 대단히 유익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아시아경제신문이 창간 23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MK 리더십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몽구 회장이 갖는 사회적 책임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MK 리더십은 우리 사회의 큰 자산이며, 그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토양을 일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리더십이라는 진부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담이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된 것도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MK 리더십이 퍼즐 조각을 맞추듯 서서히 윤곽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뚝심과 근면함, 겸손함, 소탈함에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무장된 '거인'이 우뚝 서 있었다.◆베일에 싸인 MK 리더십을 논하다▲사회 = MK 리더십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를 조망하는 것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과제다. 현 시점에서 MK 리더십을 논의해야 할 당위성이 대두된 이유는 무엇일까.▲소설가 박상하(이하 박 작가) = 지난 3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을 찾았다. 아산 정주영 10주기 추모 사진전을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빛바랜 사진 속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근 현대사에 등장한 리더의 이미지는 근엄 혹은 비정한 인상이 짙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보기 드물게 활짝 웃는 모습이 많았다. 바로 여기서 '낙천적 리더'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가 긍정적인 뚝심의 도전 정신을 지녔던 배경이다. 이런 정신은 응전의 역사 속에서 버티고 살아 온 우리 기업인에게 찾아보기 어려운 면모다. 그런 점에서 정몽구 회장은 아버지와 많은 부분이 오버랩된다.▲유지수 교수(이하 유 교수) = 지금 우리가 정 회장의 리더십을 논해야 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고 싶다. 하나는 사회적 가치다. 어떤 기업이 잘 한다는 평가를 받을 때는 반드시 분석을 통해 또 다른 기업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엔 언론의 역할도 크게 작용한다. 둘째는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초고속 성장을 하는 반면 리더에 대한 이미지는 그만큼 쫓아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러한 갭(차이)을 줄여야 한다. 수면 아래에서 잠자고 있는 정 회장의 리더십이 부각된다면 현대차그룹의 기업 가치는 훨씬 나아질 것이다.▲권상술 박사(이하 권 박사) = 일종의 사회적 자본인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은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려지고 함께 공유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성과에 비해 정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후대 경영자를 위해서라도 선대의 리더십을 학습하고 롤(Role) 모델로 삼을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 ▲김현종 박사(이하 김 박사) = 지배구조나 자본 시장에서의 평가라는 측면에서 보자. 현대차그룹은 외국인 지분율이 높고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국민연금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다. 실제로 최근 현대건설 인수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실현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MK 리더십을 논하는 것은 기업 가치를 제고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MK로부터 배우는 리더의 DNA▲사회 = 세계가 극찬하는 현대차그룹의 놀라운 성장은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에서 기인했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그의 리더십은 어떤 성공 DNA를 품고 있나.▲유 교수 = 정 회장이 현대차를 맡은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병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것이었다. 그런 다음 미국 시장에서 '10년·10만마일 보증'이란 파격적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이 최종 결정했던 이 두 가지 사례는 오늘날의 현대차그룹을 있게 한 최대 승부수로 평가할 만 하다. 특히 10년·10만마일에 관한 얘기가 처음 나왔을 당시 재경팀에서는 반발이 거셌다. 보증 비용 부담이 만만찮았기 때문에 여차하면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하지만 고민을 거듭하던 정 회장은 결국 밀어붙일 것을 지시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장점으로 꼽는 '뉴 프런티어' 정신이 정 회장에서도 느껴지는 이유다. 경쟁사가 피하는 것을 시도하려 하고, 경쟁사를 모방만 하면 절대 앞설 수 없다는 점을 본능적으로 간파하는 리더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불도저도 아니다. 조직을 응집시키는 데서도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따로 국밥'처럼 제 할 일만 하던 구성원들이 부서 간 벽을 허물고 서로 협력토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때부터 남양연구소에서는 설계-개발-양산-판매 등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품질 확보를 위한 열띤 토론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핵심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집중적으로 그 곳에 투자를 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했다.일각에선 정 회장을 일컬어 '불도저'라고 하지만 굉장히 꼼꼼한 경영자다. 10년·10만마일을 도입하고 나서도 수차례에 걸쳐 내구성과 품질 등을 파악한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시작만 챙기고 후속 조치를 나 몰라라하는 여느 경영인과는 다르다. ▲김기찬 교수(이하 김 교수) = 리더의 특징을 두 가지로 본다. 하나는 방향 관리(디렉션 매니지먼트) 능력이다. 환경의 변화가 있었을 때 과연 변화를 잘 따라갈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은 90년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당시 과감히 변화를 시도해 대성공을 거뒀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세계의 중심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신흥국 시장에서 '트레저 헌팅(보물찾기)'에 성공했다. 정 회장이 방향 관리를 잘 했기 때문이다.두 번째는 현장 관리다. 성공한 CEO의 특징은 질적인 것에 대한 집요함이다. 중요한 것은 100번이고 1000번이고 반복해 외친다. 정 회장은 품질에 관해서는 티끌만큼의 관용도 허용하지 않았다. 잔인할 정도로 품질에 철저했다. 그것이 오늘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었다.▲박 작가 = 어린 시절 자라온 환경은 인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주니어 MK'는 어땠을까? 우선, 정 회장이 돈암동에 살았을 때는 초등학교 입학 무렵이었다. 집이 아주 작아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숙부 내외 등 20여명이 한 데 살았다. 이런 환경에서 정 회장은 가족애(愛)를 키우지 않았을까. 오늘날 현대차그룹이라는 대그룹을 이끌어 가는데 정서적 계기가 됐을 것이다.'주니어 MK'는 또한 럭비 선수였다. 럭비는 몸싸움이 심하면서도 팀워크가 중요한 운동이다. 게다가 그는 어린 나이에 주장을 맡았다. 인내심이 많고 말수는 적었지만 몸으로 부대끼고 싸우면서 리더십을 익혔다. 즐겨 읽던 책은 삼국지다. 지금도 사장단 회의에서 종종 삼국지 영웅들이 활약한 얘기를 곁들인단다. 어린 시절 감명을 받은 삼국지에서 세상을 경영하는 눈을 뜬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부지런히 사는 사람은 세상에 어떤 두려움도 없다'는 게 정 회장의 좌우명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가(家)에는 농경사회적인 근면정신이 가득하다는 느낌이다. 논의 벼는 농부들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지 않느냐. 이런 지극 정성과 뚝심의 마인드가 MK 리더십의 핵심이 아닐까.▲김 박사 = '강력한 리더십'을 가져야만 기업을 끌어가면서 비전을 달성할 수 있다. 리더가 불안하면 리더십은 발현되기 어렵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놓인 거대한 왕국이다. 정 회장은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끊임없이 품질과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서비스 CEO를 거친 경험도 품질을 강조하는 경영 철학에 한몫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생생한 학습을 한 것은 정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하게 된 비결이다. ▲권 박사 = 한명의 리더가 타고 난 리더십 DNA가 성장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진화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솔직히 정 회장이 강조하는 현장 품질 경영은 새롭지도 않고 그만의 것도 아니다. 다른 경영자들도 모두 아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집요했다. 한 번 잡은 목표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위해 수백번, 수천번 외치고 행동했다. 조직 목표를 다소 높게 잡은 것도 특징이다. 그래서 결국 전체의 70~80%만 달성해도 사실은 100%를 이뤄낸 것과 다름없었다. 비전만 던져 놓고 실행력이 없다면 몽상가와 다를 바 없다. 정 회장은 뚝심과 근면함으로 이를 실천했다. 이는 아버지와 많이 닮았다. 70년대 산업화 시대를 이끌던 정주영 명예회장의 리더십 DNA가 지식·경제 사회에 접어들어 정 회장에 의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을 부릴 줄 아는 MK▲사회 = 흔히 정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럭비공'과 비교한다. 이 말에는 예측을 불허한다는 다소 부정적인 함의가 내포돼 있다. 하지만 내부 평가는 다르다. 한 가지 사안을 결정하기 위해 몇 달을 고심하고, 그 결정이 결국은 조직의 공감대를 얻는다는 것이다. MK 리더십의 또 다른 특징이다.▲유 교수 = 현대차와 기아차가 합병했을 때로 되돌아가보자. 당시 양사의 반발은 극심했다. 출신에 따라 성골(현대정공)과 점령군(기아차) 소리가 튀어나올 만큼 임직원 인선에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엔지니어링 관련 직원은 거의 교체되지 않았다. 사람을 바꾸면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또 다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드(기술)한 부문에서는 교체가 잦지 않지만 소프트(비 기술 부문)한 부문에서는 (정 회장이) 인사를 빈번히 하는 경향이 있다. 긴장감과 위기의식을 불어 넣기 위한 동기부여 차원으로 해석된다. ▲권 박사 = 최고 경영자의 판단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은 대부분의 그룹도 마찬가지다. 불확실의 여지를 남겨놓지 않는 것이 총수들의 특징이다. 그런 점에서 정 회장은 선대 회장과 비슷한 DNA를 타고 났다. 인간으로서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카리스마에 눌려 살얼음판과 같은 나날을 보내면서 직관력을 키웠을 것이다. 경영인으로서는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인생 경험을 토대로 한 번에 여러 요소를 살피는 능력을 갖췄다. 자의 혹은 타의로 인해 훈련된 그만의 경영 철학을 (럭비공이라는 말을 들으며) 아랫사람들에게 투영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의 절대적인 리더십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룹의 주요 사안이 모두 그에게 쏠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 회장의 판단이 대부분 적중했지만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한 사람의 판단에 의존하는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이다.◆정주영과 정몽구,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늘과 그림자▲박 작가 = 다시 돈암동 시절로 돌아가 보자. 고 정 명예회장은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귀가하는 일벌레였다. 집에 도착하기 전에는 꼭 헛기침을 해 '내가 왔다'는 것을 알렸다. 헛기침 소리를 듣고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자식은 정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학업이 아닌 다른 부문에서 아버지 눈에 들기 위해 노력했다. 특유의 성실하고 부지런함이 몸에 밴 배경이다.훗날 정 명예회장의 자택은 청운동이었다. 그는 아침 일찍 아들들을 불러 식사를 함께 하곤 계동 사옥으로 걸어 다녔다. 3.5km 상당의 길을 매일 걸었다. 당시 사진을 보면 여명이 채 밝지 않아 아직 캄캄한 때였다. 지금도 정 회장이 양재동 사옥에 아침 7시를 전후로 하루를 거르지 않고 출근하는 것은 아버지로부터 몸소 익힌 바가 크다. 아버지보다 스피드는 다소 떨어지지만 전략적인 면에서는 더 강화된 뚝심을 지녔다고 본다.▲유 교수 = 정 회장이 아들 중에서 부친의 인정을 많이 받지 못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정 회장의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부친의 눈에 띄기 위해 긴장하고 노력하면서 정 회장의 생존 본능은 날이 섰다. 현대정공과 현대차서비스를 거치면서도 설움을 받았지만 홀로 서야 한다는 절박함이 지금의 거인으로 이끌었다.▲권 박사 =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의 공통점은 카리스마의 절대 지존이란 점이다. 좀 더 자세히 둘을 비교하자면 경영에 있어 고 정 명예회장은 B2B 시장을 중심으로 능력을 발휘한 반면, 정 회장은 철저한 소비자의 평가로 생존하는 자동차 산업, 즉 B2C 시장에서 경영자로 인정을 받았다. 그룹의 큰 그림이 B2B에서 B2C로 넘어가는 연결 고리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유 교수 = 옛 현대그룹은 출발이 건설이고 B2B에 뿌리를 뒀다. 그것을 정 회장이 B2C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룹의 DNA 자체를 바꾼 셈이다. 삼성이 소비재 위주라 자동차 산업을 잘 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던 반면 현대는 건설 문화가 있어 소비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컸지만 정 회장은 결국 이뤄냈다.◆현대家 재건, 현대건설 품다▲사회 = 논의를 좀 더 확대해보자. 최근의 이슈 중에서 가장 큰 것은 현대제철 설립에 이은 현대건설 인수다. 이를 자동차-제철-건설 등 3대 축으로 이어지는 현대가의 재건이라는 해석이 있다.▲박 작가 = 정 회장을 제외한 형제들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키우는 데 신경을 쏟았다. 하지만 정 회장은 달랐다. 아버지가 미처 다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했다. 경영난에 허덕인 현대·기아차를 정상화했고, 오랜 염원인 일관제철소를 완성했다. 현대건설 인수는 부친이 미처 끝내지 못한 미완성 모자이크의 마지막 조각을 완성했다는 의미가 크다.▲유 교수 = 지난 2009년 보스턴 컨설팅과 AT커니, IBM 기업가치연구소가 공동으로 보고서를 냈다. 2020년대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내용이었는데, 결론은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대제철 설립에 이은 현대건설 인수는 자동차-제철-건설 등으로 이어지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가치를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김 교수 = 60년대 이야기다. 소양강 댐을 지을 때 정 명예회장은 이런 생각을 했다. '소양강 댐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가 어디일까'. 답은 압구정동이었다. 그리고 논과 밭이었던 당시의 압구정에는 현대아파트가 들어섰다. 현대가의 DNA는 아키텍트(설계자)가 만들어내는 아키텍쳐(설계물)로 논할 수 있다. 그것이 예전에는 건물(현대건설)이었고 지금은 자동차(현대차그룹)인 것이다. 미래 산업의 트렌드는 스마트화와 그린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스마트화는 자동차와 건설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새롭게 도래하는 스마트 시대에 현대건설과 현대차그룹의 시너지는 극대화할 것이다. 그린화도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의 인프라와 현대제철의 에너지를 받아 현대차그룹의 그린화 전략을 탄력을 받게 됐다.◆MK 리더십, 남은 숙제는▲사회 = 과거와 현재를 논의했으니 마지막으로 MK 리더십의 미래를 살펴보자. 현대차그룹이 삼성그룹과 함께 우리 경제의 발전을 이끄는 날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가 있을까?▲김 교수 = 정 회장이 지속적으로 고민할 숙제는 제조업을 살리는 사회적 책임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의 전례를 살펴보면 제조업 실패가 곧 국가적 몰락을 초래했다. 지금껏 하드 컬쳐로 살아왔다면 후발국의 견제를 뿌리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프트 컬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앞서 한 차례 언급한 스마트화, 그린화 얘기다. 미래 대한민국 자동차의 경쟁력은 스마트화가 될 것이며 이를 주도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의 성과가 자연스레 후계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한다.▲유 교수 = 정 회장은 당장 왕좌를 물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점진적으로 아들인 정 부회장의 활동 영역을 넓혀주고 있다. 두 사람의 역량으로 미뤄볼 때 자동차 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정 회장이 가진 장점 중 하나는 복합 능력을 실현하는 것이다. 스피드라는 기반 위에 품질과 신흥 시장 개척 등 3가지를 동시에 이뤄냈다. 이런 역량을 통해 좋은 자동차를 만들었다. 앞으로 자동차 기업의 과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다. 정 회장은 자동차와 제철, 건설로 이어지는 트로이카로 이미 좋은 조합을 만들었다. 정 부회장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IT 융합으로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과 궤를 같이 한다. 아버지와 달리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는 점도 강점이다. 세련된 그 만의 이미지는 미래 자동차 시대에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 회장이 구상한 포트폴리오에 대해 아들이 플러스 알파를 가미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 부드러운 승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김 박사 = 노사 관계가 여전히 쟁점이다. 이 분야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경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또한 현대차가 일본차를 추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후발 주자인 중국의 추격에 대비해야 한다. 기술 특허 문제를 비롯해 위기관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MK리더십 특별 취재팀 이정일·채명석·최일권·김혜원·조슬기나 기자 MKlead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김혜원 기자 kimhy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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