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의 골프기행] '아놀드 파머가 7오버파 친 홀' LA 란초파크

미국 로스앤젤레스 란초파크골프장 18번홀에 아놀드 파머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살아있는 전설' 아놀드 파머가 무릎을 꿇은 골프장이라고?20세기 최고의 골퍼인 파머는 통산 92승을 기록한 전설적인 선수다. 이 대가가 한 홀(파5)에서 무려 7타를 오버해 12타를 기록한 통한의 홀이 있다는 믿어지지 않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시가 운영하는 란초파크골프장 18번홀 티잉그라운드 옆에는 골퍼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기 위한 '실패 기념비'가 서 있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비문에는 홀 모양과 함께 '1961년 1월6일 올해의 선수로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아놀드 파머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35회 LA오픈 1라운드에서 12타를 기록했다'는 글귀와 함께 두 번의 슬라이스 샷과 두 번의 훅 샷을 보인 볼의 궤도까지 그림으로 표시해 놓았다. 티 샷은 완벽하게 페어웨이 중앙을 지켰지만 3번 우드로 친 두번째 샷이 난조를 부려 결국 10번 만에 '온 그린'을 하고 2퍼트로 마무리한 것이다. 결국 그날 선두를 1타 차로 위협했던 파머는 이 홀에서 발목이 잡혀 순식간에 '컷 오프'되는 수모를 당했다.이 기념비는 세계적인 명골퍼라 할지라도 한 홀에서 크게 무너질 수 있으니 골프에 임할 때는 신중하고 겸손하게 하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 LA주니어상공회의소 멤버들이 기념비를 만들어 기증했다고 한다. 1920년 오픈한 골프장으로 파71에 전장 6585야드다.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LA오픈이 무려 17차례나 개최됐다. 이런 이유로 프로지망생들이 연습라운드하는 광경을 수시로 볼 수 있다.파머는 이 기념비문이 세워졌다는 소식을 나중에 듣고 기자들에게 "내가 죽어도 이 비문은 남겠지"라면서 "골프라는 미묘한 운동은 먼저 샷이 좋았다고 다음 샷이 반드시 좋아진다고는 확약할 수 없다는 것을 실제 보여줬고 큰 실패는 재기의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 사건 후로 파머는 파5홀에서는 두번째 샷이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우드 대신 아이언을 잡고 안전하게 공략하는 나름대로의 코스공략법을 실천에 옮겼고,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후 많은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놀드파머홀'에서는 아마추어골퍼들은 긴장한 탓에 오히려 안전하게 공략해 대체로 스코어가 좋다는 이곳 총지배인의 설명이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손은정 기자 ejs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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