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기자
사공일 회장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과 트레버 마뉴엘 남아공 전 재무장관 ,한국의 사공일 무협회장,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장이 그들이다.WSJ는 사공 회장을 '탁월한 이코노미스트'라고 평가했다. 사공 회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UCLA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뒤 미국에서 교수생활도 했다. 그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수석연구원, 재정금융실장을 거쳐 부원장을 지냈고, 산업연구원(KIET) 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또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자 고려대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WSJ는 특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를 이끈 유명 경제학자인데다 미국 관료들과도 친분을 갖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물론 한국이 이미 국제사회에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을 배출한 데다 사공 회장이 IMF의 취임 연령 제한을 넘긴 인물이라는 점, 중국과 일본이 자국 출신을 배제하고 사공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다른 유력 후보를 제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게다가 총재 투표권 지분율이 높은 유럽과 미국은 전통적으로 유럽인을 지명해온 만큼 라가르드가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게 사실이다. IMF는 24명의 집행이사가 대표하는 국가별 투표권에 따라 50%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를 총재로 선출해왔다. 집행이사가 후보를 추천하고 복수로 추천된 후보를 놓고 투표로 선출한다.지역별 지분율은 미국과 캐나다 19.36%, 유럽 35.60%, 아시아태평양 20.93%, 중동 13.32%,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연안국 8.18%,러시아 2.40% 등이다. 특히 미국은 단일 국가로서는 최대인 17.4%의 지분율을 갖고 있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그러나 그동안 투표로 선출하지 않고 집행이사들간의 합의로 뽑아왔다. 미국과 유럽이 막후 조율을 통해 입맛에 맞는 후보를 밀면 소수 지분을 가진 신흥국이 이를 추인해왔다. 10명의 총재 전부가 유럽인이었던 것은 이런 선출과정 탓이었다.그렇지만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머징 국가 출신이 돼야 하며,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선출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꼭 유럽출신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다보면 사공 회장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또 유럽국가들은 유럽 재정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유럽계 IMF 총재가 필요하다고 논리를 펴고 있지만 중립적인 시각에서 일을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점도 기대를 걸게 한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