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리드 화이자 CEO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세계 1위 제약업체 화이자는 지난해 12월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했다. 지난 4년 5개월 동안 화이자를 이끌었던 제프리 킨들러가 주가 하락 때문에 사임하고 화이자에서 글로벌 바이오 제약 부문 대표로 일해온 이안 리드(58)가 CEO 자리에 앉은 것이다.리드 CEO는 화이자의 '선장'으로 임명되자마자 큰 암초를 만났다.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의 미국 내 특허권이 오는 11월 만료되는 것이다. 리피토는 지난해 화이자의 전체 매출 678억 달러(약 72조5100억 원) 가운데 107억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더욱이 화이자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예기치 못한 역풍이 불어닥쳤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물가 억제 차원에서 일부 의약품 가격을 평균 19% 낮춘 것이다. 그 결과 화이자의 항생제, 당뇨병 치료제 가격도 떨어져 순익 감소가 예상된다.지난 30여 년 동안 화이자에서 잔뼈가 굵은 리드 CEO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 저널과 가진 회견에서 "약 값이 인하되면 매출은 늘기 마련"이라면서 "보건의료 분야에 125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인 중국 시장에서 화이자가 성장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감하게 비용 감축안을 내놓았다.리피토의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는 신약 출시로 충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리드 CEO는 "간질 치료제 리리카, 폐렴 백신 프리베나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면서 "리피토 특허 만료로 미국과 유럽 시장 매출이 줄겠지만 신흥국 시장은 크게 타격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애초 예정했던 81억 달러에서 65억 달러로 축소했다. 미국 코네티컷주 그로턴에 있는 '글로벌 R&D 센터'는 다른 기업들의 R&D 센터들이 집중돼 있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로 이전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조직 개편도 단행됐다. 리드 CEO는 '선택과 집중'으로 비(非)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신경ㆍ심혈관ㆍ종양ㆍ염증ㆍ면역ㆍ백신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캡슐젤 사업 부문을 23억75000만 달러에 매각한 것이 좋은 예다. 게다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개발한 영국 샌드위치 소재 연구소는 폐쇄했다.시장은 지금까지 리드 CEO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화이자의 주가는 지난 2월 사업 개편과 7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이후 52주 최고치를 기록했다.1978년 화이자에 발을 들여놓은 리드는 1996년 중남미ㆍ캐나다 담당 사장으로 선임됐다. 2001년에는 화이자 부사장으로 임명돼 유럽까지 관할했다.2006년부터는 화이자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 사업 수장으로 일했다.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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