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관 총기 밀반입 '미스터리'‥어떻게 이런 일이?

30대 외항선 항해사 지난 5월 권총·실탄 몰래 들여와...'검색대 고장 났었다' 주장에 '벽치기 수법' 의심

인천항에 위치한 인천세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해 5월 인천세관에서 외항선 항해사가 권총과 실탄을 밀반입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지만 아직까지 관계 당국들은 총기 밀반입 경위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인천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외항선 항해사 김 모(32)씨가 태국에서 현지인에게 500달러를 주고 산 베레타 권총 1정과 실탄 8발을 몰래 국내로 반입했다가 최근 적발돼 총포도검화약류 등에 대한 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김 씨는 경찰에서 "해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권총을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총을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다가 지난달 26일 분실했다가 밀반입ㆍ불법 소지 사실이 드러났다.경찰은 김 씨의 총을 주운 뒤 신고하지 않고 3일간 차량에 보관한 혐의로 또 다른 김 모(47)씨도 함께 입건했다.문제는 인천항만공사와 국가정보원, 인천세관 등 보안 당국들이 어떻게 김씨가 총을 소지한 채 무사히 검색대를 통과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항만인 인천항에 위치한 인천세관은 최전방에서 테러리스트와 마약 등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국가 보안 시설이다. 이에 따라 평상시 철저한 검문ㆍ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게다가 당시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보안ㆍ검색 강화 조치가 취해진 상황이었다. 김 씨처럼 총기를 들고 검색대를 통과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김 씨는 일단 경찰에서 "당시 세관이 관리하는 검색대가 고장이 나 있었고, 별다른 검색은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천세관은 "검색대는 정상적으로 작동됐다"며 김 씨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인천세관 홍보담당관실 담당자는 "조사 결과 검색대는 고장나지 않았고, 정상적으로 조사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어떻게 총기가 밀반입될 수 있었는지 우리도 잘 모르겠다.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세관은 특히 김 씨가 '벽치기' 수법을 사용한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세관의 출입국장은 밀수 등을 우려해 몰래 물건이 오갈 수 없도록 차단돼 있지만 밀수꾼들만이 알고 있는 틈을 이용해 짐을 먼저 내보내 놓고 유유히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씨를 조사한 경찰도 "관계 당국들의 의견과 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김 씨의 말과 달리 검색대가 고장나지는 않았고 정상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 씨가 무사히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봐서 세관 당국의 말대로 다른 경로를 통해 총을 빼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설사 검색대 고장이 사실이 아니고 김씨가 '벽치기'를 통해 권총과 실탄을 밀반입했다고 하더라도 여지를 만들어 준 인천항만공사나 인천세관 등 보안 당국에 대해 관리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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