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三매경] 'KTX타고 골프치러~' 떼제베

1 0년이 넘어 이제 안정감 있게 자리잡은 떼제베골프장 전경.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KTX 타고 골프치러 가자." 완연한 봄이다. 마음도 들뜬다. 골프는 여행가는 설렘까지 더할 수 있어 좋다. 이번 주에는 기차로 골프까지 즐길 수 있는 낭만여행을 제안한다. 목적지는 충청북도 청원군의 떼제베골프장이다. 지난해 말 KTX 오송역이 개통되면서 이 지역 개발에 박차가 가해졌고, 골프장도 덩달아 바빠졌다. 전국에서 골퍼들이 몰려들고 있다. ▲ 36개의 '천당과 지옥'= 올해로 개장한 지 12년째다. 이제는 '새로움'과는 바꿀 수 없는 안정감이 있다. 낡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앙상하지도 않은 딱 좋은 연차다. 회원제 27홀에 퍼블릭 9홀까지 총 36개 홀로 다양성까지 갖췄다. 감준규 대표이사는 "자연 지세가 살아 숨쉬는 순수함을 살리는 동시에 도전적인 코스를 적절하게 배합한 레이아웃"이라고 자랑한다. 약 67만평의 부지에 모세, 여호수아, 갈랩, 솔로몬(퍼블릭) 등 각각의 9홀 코스로 세분된다. 모세는 부드럽고, 여호수아는 자연 원형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갈랩은 화려하지만 어렵고, 솔로몬은 이름 그대로 '솔로몬의 지혜'를 동원한 전략이 필요하다. 승부처는 단연 그린이다. 대부분이 2, 3단 그린이라 핀 위치에 따라 스코어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모세 3번홀(파4ㆍ376m)이 특히 난코스다. 내리막이라 티 샷이 오른쪽으로만 벗어나지 않으면 무난해 보인다. 왼쪽에는 그러나 벙커들이 일렬횡대로 그린 주변까지 포진했다. 한번 빠지면 끝이 없어 오히려 레이업이 스코어를 지키는 상책이다. 입구가 내리막이고 왼쪽 뒤편은 솟아있는 그린도 2퍼트가 만만치 않을 정도다. 여호수아 2번홀(파3ㆍ136m)은 아일랜드 그린이라 정교한 티 샷이 필수다, 게다가 그린은 파도처럼 물결쳐 라인 읽기도 쉽지 않다. 4개 코스를 다 돌아보기 위해서는 1박2일이 제 격이다. 골프장 안에는 국제규격의 승마장도 있다. 회원이 되면 골프채 풀세트를 따로 주고, 골프장에서 보관한다. 전국 어디서라도 몸만 가도 된다는 뜻이다.

김기창 화백의 사저인 '운보의 집'.

▲ '초정리광천수'가 있는 곳= 청원군청에서는 테마여행으로 다양한 코스를 추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내수초정지구코스가 백미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사저인 운보의 집에서 출발한다. 운보는 1만원권 지폐에 세종대왕의 얼굴을 그린 화백으로 이곳에 미술관과 공방, 갤러리, 아트숍, 야외수석공원 등이 있는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했다.다음 코스인 손병희 선생 유허지를 둘러본 뒤,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히는 초정약수터로 향한다. 지하 100m 석회암층에서 솟아오르는 매콤하고 차가운 천연탄산수다. 내수읍 초정리에서 600년 전에 발견됐고 세종대왕이 이곳에서 머물면서 눈병을 고쳤다는 기록도 있다. 미네랄이 풍부해 '동양의 신비한 물'로 인정받고 있다. 마지막 코스가 해발 497m의 구라산에 축조된 포곡식 석축산성인 구라산성이다. 구라산은 고려산, 궁예산, 구녀산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신라시대 토기 흔적이 있을 정도로 성을 쌓은 시기가 오래됐다.

유기농 쌀밥에 곁들이면 일품인 간장게장.

▲ 우렁이가 지은 쌀밥= 굳이 골프장을 나가서 맛집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클럽하우스 음식이 밑반찬부터 맛있다는 평이 자자하다.그 중 최고는 흰쌀밥이다. 밥맛이 일품인 이유가 따로 있다. 우렁이가 농사지은 유기농 쌀 덕분이다. 미리 예약해두면 갓 지은 밥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곳 쌀이 유명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출토된 곳이 바로 인근의 소로리라는 동네다. 북쪽으로 차령산맥 줄기인 목령산(228.7m)과 서쪽으로 국사봉(171.0m)이 있다. 여기서 남동쪽으로 크게 3갈래의 능선이 뻗어내리는 지역인데 벼농사에 최적지라는 이야기다. 풍미 깊은 밥과 절대 궁합을 이루는 건 간장게장이다. 비린 맛이 전혀 없고 딱 맞게 간이 들어 '밥도둑'의 명성을 드높인다. 세트 메뉴가 독특한데 알바트로스, 홀인원, 이글, 버디 세트 등이 있다. 제철 재료로 만드는 칼칼한 매운탕도 추천요리다. 청원=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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