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유럽 주요국 증시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 고조 등의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영국의 제조업지수가 개선됐다는 소식에 하락세가 다소 꺾이는 듯 했지만 곧이어 발표된 미국의 실망스러운 고용지표 및 무역적자 소식에 하락폭은 다시 확대, 1% 내외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현지시간으로 10일 영국 FTSE1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5%(92.01포인트) 내린 5845.29로 마감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0.75%(29.82포인트) 하락한 3963.99로 장을 마쳤다. 독일 DAX30 지수도 0.96%(68.71포인트) 떨어진 7063.09를 기록했다. 스페인 IBEX 35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17%(123.9포인트) 하락한 1만435.6에 거래를 마쳤다. 스페인 신용리스크 영향이 가장 컸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날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한단계 강등시키면서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스페인의 등급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됐다. 은행권 구조조정 비용에 대한 스페인 정부의 과소 평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무디스는 17개 자치주의 과도한 재정적자를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 스페인 정부의 재정적자 위험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또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피치(Fitch Ratings)도 스페인 금융시스템의 자본부족 상태를 꼬집어 말했다. 이날 피치는 "스페인 금융 시스템에 아일랜드의 스트레스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최소 380억유로에서 최대 967억유로 수준의 자본금 부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예상치는 피치가 스페인 금융기관의 국내 대출에 대해 수행한 최근 업데이트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물이다. 25개월째 동결된 영국금리보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예상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영국중앙은행(BOE)이 기준 금리를 역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유지키로 결정했지만 이날 외신들은 장 끌로드 트리셰 ECB 총재의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에 주목하며 유로지역 금리인상에 내달께 단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BOE는 지난달 금리인상 결정 당시 3명의 위원이 금리인상에 찬성표를 던진 한편 킹 총재는 정부의 지출 삭감이 성장을 위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출구 전략을 강력히 반대했다. BOE 통화정책위원회(MPC)는 기준금리를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5개월째 동결로 블룸버그통신 경제전문가 61인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다. 아울러 2000억파운드 규모의 국채매입 프로그램도 34인의 경제전문가 예상대로 유지됐다.미국에서 들려온 악재 소식도 하락폭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지난 1월 무역적자 규모가 7개월 사이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유가상승으로 인한 수입가격 급등이 수출 기록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 1월 상품 및 서비스의 적자폭이 전월 대비 15% 확대된 46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입은 지난 1993년 3월 이후 최고치인 5.2% 급등한 반면 수출 증가율은 2.7%에 그쳤다. 이번 적자 규모는 블룸버그뉴스 조사의 가장 부정적인 예상치보다도 그 규모가 커진 수치다. 수입은 2008년 8월 이후 가장 높게 올랐다. 원유가격과 기업자재 및 소비재 등의 구입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됐다. 약(弱)달러와 아시아 및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성장세에 힘입어 수출은 증가세를 시현했다. 브라이언 베툰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4·4분기 견조한 영업실적 후 미국 기업들이 재고품을 다시 채우는데 노력함에 따라 석유 이외의 수입품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라며 "올 1분기 견조한 수출 성장세도 수입 증가가 상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반등세를 보였다. 2주 전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고용시장 개선의 불안정성 증명한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5일을 기준으로 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 대비 2만6000건 증가한 39만7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를 넘어선 것으로 직전 주에는 전체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008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었다. 믿었던 중국은 일찌감치 악재를 신고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예상을 깨고 7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7년간 최대 적자폭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증가율은 2009년 11월 이후 가장 저조한 2.4%에 불과했다. 춘제(음력 설) 연휴로 수출업체들의 영업일수가 줄어든 것이 수출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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