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인기 '무알콜맥주' 미국서 통할까?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대형 맥주업체 기린이 내수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무알콜맥주(맥아음료) '기린 프리'를 미국 시장에서 선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의 맥주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린 프리가 예상 밖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면서 미국 시장 판매를 결정한 것이다. 일본 시장에서 2009년 기린 프리를 출시했을 당시 기린은 63만케이스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출시 첫해 무려 400만케이스가 팔리며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기린은 올해 기린 프리가 지난해보다 48% 늘어난 590만케이스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일본 맥주 판매가 6년째 줄어들었고, 맥주시장 규모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1994년보다 20%가량 축소된 가운데 이룬 성과다. 기린은 올 봄부터 일식 레스토랑과 상점을 비롯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1000여 곳에서 무알콜맥주를 판매키로 했다. 캘리포니아는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무알콜맥주를 판매하기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가지와라 나미코 기린 마케팅 담당자는 “미국의 맥주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며, 알콜함량 2.5% 수준인 저알콜맥주도 판매되고 있어 미국을 선택했다”면서 “맥주시장이 성장기에 있는 중국에서 무알콜맥주를 판매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약을 많이 복용해 맥주를 마실 수 없으나 맥주 맛을 원하는 노인들이 꽤 있으며, 주부와 임신한 여성들에게도 매우 인기 있다"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점쳤다. 기린은 기린 프리가 완전한 무알콜맥주라는 차별화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알콜을 소량 함유한 벨기에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의 오도울스, 쿠어스와 사브밀러 합작사 밀러쿠어스의 샤프스와 달리 기린 프리는 알콜함유 0%의 맥주맛 음료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기린 프리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선도 있다. 미국의 저알콜 및 무알콜맥주 시장은 매우 협소하기 때문. 지난해 미국의 저알콜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1270만케이스로 미국 맥주시장에서 저알콜 및 무알콜맥주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맥주판매의 0.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던 1920~1930년대에나 무알콜맥주가 인기를 끌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일본에서 맥주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무알콜맥주가 예상보다 높은 판매를 올린 것은 일본의 급격한 고령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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