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월화 심야를 책임지는 두 남자가 상반된 연기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인공은 KBS2 '강력반'의 송일국과 SBS '마이더스'의 장혁이다. 전자는 기분좋은 변신에 성공하며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는 반면 후자는 기대에 못미치는 연기로 '연기력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송일국과 장혁은 사극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송일국은 '주몽' '해신' '바람의 나라'를 통해 대체 불가의 카리스마를 뽐내며 시대극 대표 배우의 자리를 굳혔다. 장혁은 '추노'를 통해 '장혁의 재발견'을 이끌어내며 지난해 KBS연기대상까지 수상하는 영광을 맛봤다.이들이 현대극으로 돌아와 월화드라마로 동시간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시청률에선 한발 먼저 출발한 '마이더스'(12.4%)가 '강력반'(7.9%·이상 AGB닐슨 전국기준)을 앞서고 있지만 남자 주인공에 대한 평가에선 극과극의 결과를 낳고 있다.비슷한 아우라를 뿜어내고 비슷한 길을 걸어온 두 남자가 현대극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 가장 큰 차이는 뭘까. 바로 '힘'의 차이다. 송일국은 과감하게 힘을 뺀 연기로 오히려 자신의 연기를 스스로 빛나게 하고 있고, 반면 장혁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필요 이상의 힘을 주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는 평이다.송일국은 다혈질 형사 박세혁 캐릭터를 소화하면서도 한층 가벼워진 표정과 움직임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8일 방송된 2회분에서는 자신을 고소하겠다는 조민주(송지효 분)를 맞닥뜨리자 눈웃음을 치며 "왜 이러냐"고 달래는가 하면, 조민주를 경찰에 넘긴 후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송일국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깨는 기분좋은 변신이었다. 기름기 빼고 힘을 덜어낸 송일국의 연기가 드라마에 활력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반면 '마이더스'에서 유인혜(김희애 분)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돈과 야망을 향해 부나비처럼 뛰어드는 김도현 변호사를 맡은 장혁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어려운 환경을 딛고 사회적 성공을 눈앞에 둔 남자가 검은 유혹에 자신의 영혼을 파는 캐릭터. 이전 드라마에서 흔히 나왔던 역할 좀더 장혁만의 스타일로 변주해주길 희망했던 시청자들은 정형화된 연기로 일관하는 그의 모습에 아쉬움과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장혁은 극중에서 유인혜를 대할 때나 로펌의 대표(천호진 분)를 대할 때, 심지어 오랜 연인인 정연(이민정 분)과 함께 있을 때도 늘 딱딱하고 힘이 들어가 있다. 마치 '추노'에서 메마른 눈빛으로 폭주하던 대길의 모습이 현대극으로 넘어와 그대로 투영된 느낌이다. '추노'에선 느끼지 못했던 발음과 발성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송일국도 사극에서 현대극으로 넘어온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에서 한때 연기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힘을 빼는 법을 터득했고 '강력반'에서 자신의 포텐셜을 제대로 터뜨려주고 있다. 힘을 주는 연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힘을 빼는 연기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장혁이 힘의 강약 조절로 앞으로는 좀더 드라마에 녹아든 김도현을 그려낼 수 있을 지 궁금하다.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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