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강남구 중구 동작구 도봉구 광진구 등 연공서열 인사 평가방식보다 업적과 능력 위주 발탁 인사 사례 늘어나면서 인사 혁신 단행 주목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공직사회 인사 평가 시스템이 깐깐해진다.특히 서울시 구청들이 하위직 공무원의 열망인 사무관(5급) 승진 시 업적과 능력 위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과거 연공서열식 평면적 평가가 점차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과거 상사들에게 잘 보여 좋은 근무 평가를 받던 시대에서 벗어나 일 중심으로 실적을 낸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아 승진하는 시대가 점차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강남구(구청장 신연희)는 최근 5급 승진자 6명을 선정하면서 연공 서열방식에서 탈피, 업적 위주로 평가해 승진할만한 사람을 승진시켰다.특히 이번 승진 대상자에는 G-20 정상회의와 같은 국제행사 등을 성공적으로 지원했거나 중앙부처 등 상급기관 주관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데 기여한 공무원들이 합격점수를 받았다.또 어렵고 힘들어서 맡기 꺼려하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한 공무원도 포함됐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이는 서울시 행정국장을 지낸 신연희 구청장이 능력과 업적이 없으면 승진시키기 않겠다는 확고한 인사 철학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앞으로 강남구에서는 6급(팀장) 공무원 중 자신의 업무에서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5급 승진이 쉽지 않아 보인다.또 서울 중구도 최근 5급 승진 대상자 7명을 확정하면서 대상자들에게 논술 시험을 보게 해 참조했다. 눈술 문항은 모두 7개 문항. ▲무상급식(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에 대한 견해 ▲조례제정권의 한계와 범위, 본인이 업무처리하면서 꼭 제정하거나 개정됐으면 생각하는 조례 ▲충무로국제영화제 존폐 의견과 발전방안 ▲본인과 담당부서 업무 처리시 고쳐야 할 제도적 문제점과 개선방안 ▲인문학 중구 구현을 위한 접근방안 등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 논거와 본인의 견해 ▲본인이 읽은 책 중 가장 감명 깊었던 책 한 두 권과 그 이유 등이었다. 이들 7문제 중 3문제를 선택해 1시간30분 동안 답안을 작성했다. 이 날 일부는 답안지를 가득 채웠지만 어떤 공무원은 문제별로 1~2줄밖에 적어내지 못했다.이처럼 중구가 간부직 승진 심사에 소양평가라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 것은 성공적인 구정 운영을 위해서는 인사관리가 매주 중요하기 때문이다.그동안 사무관 승진이 시험보다는 근무평정 위주로 되다보니 개개인 능력보다 지연이나 인맥 등이 우선시 되는 경우도 있었다.
문충실 동작구청장
동작구(구청장 문충실)는 지난달 전보 인사 시 승진을 위한 필수 코스로 인식돼 그동안 행정 7급 7~8년차 고참 주무관들이 차지했던 국·과 서무주임 자리를 행정 7급 2~3년차 주무관에게 보직토록 했다.구청 국·과 서무주임은 통상 행정 7급 고참 주무관들이 보직을 차지하고 2~3년 근무하면 근무성적 평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행정 6급으로 승진하는 요직으로 고참 7급 주무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리다.하지만 행정능률이 가장 높은 7급 고참 주무관들의 업무능력이 주요 정책사업 등 구민을 위한 사업보다는 부서 내 행정 처리를 위해 낭비되고 있다는 문 구청장의 판단에 따라 이번 인사정책을 마련했다.이는 연공서열 위주의 보직인사를 타파하고 혁신적인 인사정책을 과감히 도입해 업무중심의 인사운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이다.구는 이번 전보 인사를 통해 통상 공직에 10여년 이상 종사한 고참 주무관들이 구청장 공약사항이나 인센티브 사업 등 구 주요 정책사업 추진에 매진함으로써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현안 업무에 적극 접목해 주요 정책사업의 추진력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또 신규 주무관들이 부서 운영의 전반적인 사항을 경험, 구정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높이고 행정역량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
이런 가운데 도봉구(구청장 이동진)은 공직사회 유일한 평가 방법인 근무 평정은 일 중심, 성과중심이라기 보다는 연공서열에 의미를 두며 상급자만이 평가를 하는 방식을 탈피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구는 이런 불합리성을 배제하기 위해 승진과 성과상여금 지급시 근무평정 점수에 자체 개발한 시스템에서 도출된 직원별 역량평가점수를 일정 비율로 합산한 순위를 적용함으로써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이 우대 받도록 했다.입체적 역량평가는 전 직원 모두가 같이 근무하는 직원과 근무경험이 있는 직원 중 정해진 비율대로 시스템이 선정한 10명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당사자도 같은 방식으로 선정된 10명을 평가하게 됨으로써 평가의 신뢰성을 높이게 했다. 즉 전 직원이 평가를 하고 평가를 받게 함으로써 직원 간 혹시라도 있을 평가 청탁도 사전에 차단하며 상급자가 모르는 직원들의 역량과 근무태도 등을 평가에 반영까지 시킨 것이다.또 개인별 평가결과를 근거, 팀별 부서별 국별 보유역량 평가가 가능, 역량 우수직원을 역량 미흡부서에 배치, 부서별 고른 역량을 갖도록 해 구민에 대한 행정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평가항목별 우수역량 보유 직원을 객관화시켜 적재적소에 배치 할 수 있는 인재활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개인적인 평가 결과는 각자 개인에게 공지하여 자신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독려하여 조직 전체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주는 최적의 시스템이다.
김기동 광진구청장
애매한 평가가 아닌 구체적인 평가가 이루워지도록 개발된 입체적 역량평가 시스템에서는 24개의 평가항목이 있다. 이 평가항목중 구 실정에 맞고 직급별로 달리 요구되는 9개 항목을 선택, 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 국내 최고급 대기업 평가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공직 사회에 맞춤형 평가시스템 필요성을 느낀 담당공무원이 착안, 2년간 연구하고 개발해 완성한 이 전산프로그램은 어느 평가시스템보다도 공무원들에겐 크게 만족스럽다는 공감이 형성되고 있다.광진구도 김기동 광진구청장이 총무과 기획공보과 자치행정과 감사과 등 주요 지원부서보다는 청소행정과 동 주민센터 등 현장에서 주민을 상대하는 현업부서 공직자들을 우대하겠다고 공표해 향후 인사 평가 결과과 주목된다.이 같이 공직사회가 점차 깨끗해지면서 구청장들이 공평한 인사를 통한 행정수준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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