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 "기업 총수들의 시무식을 관심있게 봤습니다. 뚜렷한 투자목표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정부는 기업을 믿고 5% 성장을 해내겠습니다."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건넨 '신년덕담' 중 한대목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투자규모를 작년보다 2조원 가량 많은 12조원으로 확정했다고 이 대통령의 격려에 화답했다. 이 날 아침 삼성그룹은 사상 최대규모인 43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발표시점도 예년에 비해 2개월 가량 앞당겨졌다. 작년 말에는 구본무 LG회장이 창립 이래 최대인 연간 21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올해 투자규모를 검토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신년인사회에서 '작년보다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나라 수위(首位)를 다투는 재계총수들이 일제히 '돌진 앞으로'를 외친 셈이다. 막대한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하지 않은 채 세계경제 눈치만 보는 보신주의(保身主義)에 물들어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주요기업들의 투자가 말 그대로 '봇물'터진 듯 하다. 투자에 관해 주요기업들의 사고모드가 '방어형'에서 작년에 '공격형'으로 전환됐다면 올해는 '돌진형'으로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다.이명박 대통령의 지적대로 우리가 한번만이라도 '올해는 경제가 호황'일거라며 편한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한 적은 없다. 새해 벽두부터 재계 총수들의 잇따른 투자확대방침 발표는 우리 경제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투자는 고용창출의 근원이자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원동력이다. 장비의 고효율화가 노동의 고부가가치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문제는 앞으로 이같은 핑크빛 계획이 어떻게 집행되느냐와 어떤 결과를 낳는냐다. 하지만 올해 주요 투자는 당장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부문이 아니다. 향후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미래신수종산업들이다. 그래서 2011년은 투자하는 기업이나 고용창출과 고성장을 원하는 정부, 지갑이 두툼해지길 바라는 근로자 모두의 '인내'가 어느때보다 절실한 한해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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