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결산]⑤경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올 한해 경매시장은 희노애락이 교차했다. 대출을 끌어와 집은 샀으나 이자에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 몰락이 서울·수도권으로 확대됐다. 이같은 추세에 수익성 높은 물건들이 경매시장에 쏟아졌다. 자금력 있는 투자자들의 '아웃렛(할인매장)'이 형성됐으며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의 '보금자리'가 마련됐다. ◇하우스 푸어의 몰락= 2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한 해 수도권에서만 8만4000건이 경매물건으로 나왔다. 이는 최근 4년 만에 최고치다. 경매물건의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하우스 푸어'의 몰락이 한 몫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은 떨어지고 일자리는 줄었다. 이에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결국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이 올 한 해 동안 가장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전국 경매 물건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었다. 올해 전국 경매물건 수는 25만5000건으로 지난해 29만1711건보다 줄었다. '하우스 푸어'의 몰락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됐다는 뜻이다. ◇지방의 역전= 경매시장의 지방시장의 강세도 올해 나타난 특징 중 하나다. 건설사들의 신규 주택이 뚝 끊기면서 지방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달리,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추세는 경매시장에도 반영됐다.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응찰자수 경매시장의 3대 지표에서 지방의 강세가 이어졌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받은 가격의 비율)은 평균 80.1%를 기록했다. 6년내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부산과 대전의 낙찰가율은 2010년 평균적으로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산은 월평균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상회하는 경우가 3개월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광주, 울산, 대구, 인천, 서울 등의 순으로 낙찰가율이 낮았다. 경기도는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낙찰률은 경매 진행건수 중에 낙찰된 건수의 비율로 부산은 1월부터10월까지 11개월간 평균 69.8%를 기록했다. 10건의 물건이 경매되면 그중 6건 이상이 낙찰됐다는 뜻이다. 대전, 광주, 대구 지역도 50% 전후로 집계돼 평균적으로 경매진행물건의 절반 가량은 낙찰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30%대에 머물러 저조한 낙찰률을 보였다. 평균응찰자수에서도 지방에 더 많은 응찰자가 몰리며 7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반면 서울과 경기도는 5대 1에 불과했다. ◇올해 경매 가장 비싼 아파트는 33억= 올해 낙찰가격이 가장 큰 물건은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 위치한 원영조선소로 나타났다. 이 물건은 감정가 258억8159만원에 2009년 4월 경매 진행돼 두 번의 변경과 한번의 유찰 끝에 지난해 10월 낙찰됐다. 하지만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올 1월 다시 나와 감정가의 90.9%인 264억2010만원에 매각됐다. 아파트 중 감정가 및 낙찰가 1위는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가 차지했다. 이 아파트 A동 4603호(면적 244.7㎡)는 지난 2월 1일에 감정가 45억에 경매가 시작돼 두 번 유찰된 뒤 감정가의 74.6%인 33억5550만원에 낙찰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올해 경매시장에 많은 물건들이 나와 저렴한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며 "내년에도 이같은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주택 경기의 흐름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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