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재돌파
(사진:아시아경제 이재문 기자)
전문가, ‘안착’은 내년 초… IT·은행·회복 느린 저평가주 주목지난 14일 코스피지수가 3년 1개월 만에 2000 고지를 다시 밟았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지수의 2000선 안착 여부에 쏠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2000선을 터치한 후 당분간 조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보수적인 시각과 2000 전후에서 변동성을 보이다 이내 안착할 것이라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하지만 내년 초 2000선에 안착해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올해 5월부터 시작된 강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2000 돌파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 고점인 2085에 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여전히 수익률에 목마른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으며 유로존 소버린 리스크와 중국 긴축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반응도 우려의 ‘확산’보다 ‘해소’로 힘이 실려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리스크 해소 국면 돌입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1월경 지수는 2100 수준에 안착할 것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 국면이 이어져 2500선은 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외부 변수에 대해서는 전면에 부각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전제되고 있는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쇼크로 갈 정도는 아닌, 물 밑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수준이 지금도 이미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07년과 비교해 기업 이익의 규모가 몰라보게 높아졌다는 점도 2000선 안착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 당시 국내 대표 기업 149개사의 총 영업이익이 57조 원이었지만 내년에는 104조 원 가량이 예상된다”며 “내년 코스피지수는 최고 245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주식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연기금과 랩어카운트로 대표되는 국내 기관 투자자의 성장도 2000선 안착을 전망하는 이유로 꼽았다. 미국 소비에 대한 기대감 역시 2000 안착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전환점으로 내년 초까지 미국의 소비 경기 모멘텀이 글로벌 증시뿐만 아니라 한국 증시가 2000선에 안착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5개월간은 중국 소비에 기댄 장세였다면 지난 달부터 이번 달까지는 미국 소비 기대가 장을 끌고 나가는 모멘텀”이라고 진단했다. 오 센터장은 “최근 2년간 지수를 살펴보면 계단식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며 “소폭의 등락은 있을 수 있으나 결국 2000선에 안착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수는 2000선 안착 및 추가 상승이 전망되나, 비교적 짧은 시간에 빠른 상승을 이어온 까닭에 이미 ‘때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어떤 종목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먼저 2000 안착 여부는 IT, 은행 등 업종에서 대표주 격인 종목들의 선전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IT와 은행은 올해 5월 저점을 기준으로 시장 수익률을 각각 11.6%, 12.6% 가량 밑돌았다. 그러나 이들 두 업종의 시가 총액 비중은 코스피 기준 37%에 달한다. 위기 전 수준 회복 못한 은행주 주목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주를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시장 리스크가 축소되는 국면에서 그동안 할인돼 왔던 은행주가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은행주는 2000선 회복의 일등 공신이면서 금융 위기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대표적인 업종”이라고 강조했다. 윤 팀장도 IT와 은행 업종이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며 코스피 상승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직전 대세 상승기의 평균 프리미엄 수준인 96만 원까지 일단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오 센터장 역시 삼성, LG디스플레이 등 IT주와 미국 소비 관련주들의 강세는 내년 3월까지 이어지며 코스피 2000 안착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봤다. 지난 2007년 대비 높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 회복 속도는 느린 ‘괴리종목’이 유망하다는 분석도 눈에 띄었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전기전자, 운수장비, 화학 업종이 지수 2000시대를 여는 선봉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역시 실적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이 그대로 업종 수익률 차로 이어졌다는 것. 그러나 2007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해서 모든 업종이 2007년 수준 이상으로 주가의 상승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철강, 유통, 종이, 기계, 보험, 의약업종 역시 2007년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당시 수준의 업종지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박 애널리스트는 “이들 업종이 코스피 주도 업종으로 부상하지 못하더라도 저평가 정도가 심한 종목들은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주가가 2007년 10월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적과 주가간 괴리를 보이고 있는 대표 종목으로는 포스코, 신세계 등을 꼽았다. 포스코의 경우 2007년 대비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21.8%, 내년에는 26.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가 상승률은 -25.97%에 그치고 있다. 신세계 역시 영업이익 증가율은 올해와 내년 각각 34.7%, 51.4%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주가상승률은 -19.72%다. 김유리 아시아경제 기자 yr61@asiae.co.kr<ⓒ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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