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통과 후폭풍, 향후 정국 어디로?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309조567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간 극한 대치 끝에 한나라당 단독으로 통과되면서 향후 정국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4대강 사업을 놓고 정기국회 내내 첨예한 갈등을 벌여온 여야는 끝내 타협점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이날 파국으로 치달았다. 7일 밤부터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신경전과 힘겨루기를 지속한 여야는 이날 본회의 개의 전부터 본청 중앙홀에서 난장판 국회를 연출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 양당 소속 보좌관과 당직자들이 뒤엉키면서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것은 물론 곳곳에서 국회 기물이 파손되고 일부 의원들은 주먹다짐 상황까지 연출했다. 본회의장 내에서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점거한 의장석을 놓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민주당 등 야당의 반발 속에서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향후 정국은 한 치 앞도 파악하기 힘든 시계제로의 상황에 접어들게 됐다. 백봉신사상을 동시에 수상할 정도로 원만한 여야관계를 만들어왔다고 평가받아온 김무성 한나라당,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주도해온 대화와 타협의 여야관계는 일단 예산안 강행 처리 후폭풍 속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면 앞으로 남는 것은 상호불신과 소통부재, 극한대치만이 남는 여야 관계다. 실제 예산안 강행 처리 이후 민주당의 반응은 한마디로 초강경이다. 지난 17대 국회 시절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해 박근혜 대표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을 주도한 것과 유사한 국면이 재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 통과 직후 차영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2011년 예산안 국회 본회의 통과는 독재자 이명박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차 대변인은 특히 "독재자 이명박은 북한과 다를 바가 없다. 북한은 민족의 가슴에 총을 쐈다. 이명박은 국민의 자존심에 총을 쐈다"며 "오늘 본회의 통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깃발의 하강식을 하는 날이었다. 박희태 의장과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스런 강아지에 불과했다"고 격렬하게 성토했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발생 이전 강도 높은 대여투쟁의 깃발을 올렸던 민주당은 앞으로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청와대의 대포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요구하며 강력한 대여투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일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사찰 의혹까지 제기한 만큼 향후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폭로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정기국회 종료를 하루 앞둔 8일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라는 무거운 짐을 덜었지만 강행 처리에 따른 여야관계의 파국은 불가피하다. 여야관계의 급랭이 장기화될 경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가협상의 국회 비준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한미 FTA 추가협상에 대한 여야의 평가가 180도 다른 것은 물론 예산안 강행 처리로 여야관계의 최악의 수렁에 빠져들면서 FTA 비준 문제는 더욱 험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FTA와 관련, 그동안 굴욕적인 매국협상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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