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가정파괴범?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페이스북이 ‘와이셔츠 칼라에 묻은 립스틱 자국’처럼 돼 가는 건가.ABC 뉴스는 미국 이혼전문변호사협회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이혼 사례 가운데 20%가 페이스북과 연관돼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혼 전문 변호사 중 80%는 페이스북 사용 내역을 이혼 청구 소송의 증거로 제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페이스북과 연관된 불륜 사례만 전문적으로 캐내는 웹사이트 ‘페이스북치팅닷컴’까지 등장했다.페이스북치팅닷컴의 설립자는 “당시 마누라가 페이스북에서 옛 애인과 만나 열정을 불사르기 시작한 뒤 페이스북치팅닷컴을 출범시키게 됐다”고 밝혔다.페이스북치팅닷컴은 페이스북에서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남편이나 아내를 어떻게 하면 잡아낼 수 있는지 가르쳐준다.한 사내는 또 다른 사이트 ‘매리지헬퍼닷컴’의 자유게시판에 “페이스북으로 20년 간의 결혼생활이 파경을 맞았다”며 “아내가 페이스북에서 옛 남자친구들과 만나더니 결국 낯선 남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매리지헬퍼닷컴도 페이스북과 관련해 불륜 파트너로부터 상처 받은 이들을 도와주는 웹사이트다.유명 연예인도 예외는 아니다.미국 TV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로 잘 알려진 에바 롱고리아(35)는 7세 연하의 남편인 미 프로농구(NBA) 스타 토니 파커가 결혼 초기부터 페이스북에서 한 여성과 사귀고 있음을 알았다.롱고리아는 결국 파커와 헤어지고 말았다.결혼 전문 카운셀러 테리 리얼은 “페이스북이 기혼 남녀에게 일종의 환상을 제공한다”며 “현실에 찌든 바로 옆의 남편이나 아내보다 모니터 너머에 있는 낯선 사람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라고 말했다.가상공간 속의 관계는 ‘플라토닉’ 상태에서 시작됐다 이후 도를 넘기 일쑤다.그러나 이런 부적절한 관계를 페이스북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리얼은 “페이스북 이전에 e메일이, 그 전에 전화가 있었다”며 “문제는 페이스북이 아니라 시들해진 애정”이라고 한마디.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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