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한국 역도의 살아있는 전설 장미란(고양시청)이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관대한 포부를 밝혔다.장미란은 8일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정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제 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공식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최근 컨디션이 좋다”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계선수권 4연패와 올림픽 2연패.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장미란에게 매번 아쉬움으로 남았다. 번번이 만리장성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2002년 부산대회서 금메달은 탕궁훙(중국)에게 돌아갔다. 2006년 도하대회서도 주인공은 무솽솽(중국)이었다. 그는 솔직하게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장미란은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며 “그러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바람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역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었다. 장미란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며 “그들의 도전에 많은 격려와 박수를 보내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광저우대회에서 얻은 만회의 기회. 이번에도 여정은 가시밭길이다. 탕궁훙, 무솽솽에 이어 중국의 신성 멍수핑이 기다린다. 그는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310kg을 들어 올려 장미란을 제치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 차이는 불과 1kg였다. 광저우대회서 멍수핑의 기록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만 해도 최고 기록은 세계선수권에서 기록한 296kg이었다. 1년 사이 무려 14kg을 더 들어 올렸다.
하지만 장미란은 상대의 성적에 개의치 않았다. 그는 “솔직히 다른 선수가 치고 올라올 줄 알았다”며 “다행히도 멍수핑은 잘 아는 선수다. 그간 많은 준비를 했겠지만 나 역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에 연연하지 않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다가서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올해 들어 장미란은 기량이 크게 저하됐다. 이는 컨디션 난조 탓이 크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 뒤에도 쉴 새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올해 초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후유증으로 동계훈련은 건너뛰어야 했다. 지난 봄 재개한 훈련서는 잔부상 악령까지 찾아왔다. 어깨와 허리 통증으로 몸의 밸런스는 급속히 무너져버렸다.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줄어든 연습량. 정상 컨디션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악재 속에서 치른 경기 성적은 좋을 리 없었다.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은 자신의 최고 성적보다 17kg이나 적었다. 하지만 장미란은 그간의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그는 “최근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렸다”며 “세계선수권 대회 이후 훈련을 꾸준히 한 덕에 허리통증도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이번 대회에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기록에 대해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웃었다. 최근 부진을 약으로 삼고 철저하게 몸을 만들어 온 장미란이 매번 넘어졌던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 번 정점을 찍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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