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기본 원리는 ‘달리고, 돌고, 멈추는’ 것이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나머지는 이 기능들을 아주 뛰어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 그래서 잘 달리려면 아주 잘 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달리기는 잘 하는데 멈출 줄 모른다면..... 340km 정도로 질주하는 F1 머신의 제동 원리도 간단하다. 운동 에너지를 차단시켜서 머신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대부분의 자동차처럼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즉 마스터 실린더가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브레이크 패드에 힘을 가해 회전하고 있는 디스크(바퀴에 장착된)를 조이면 디스크는 회전을 멈춘다. 이 때 브레이크 디스크는 뜨겁게 달아올라 경주차의 운동력을 엄청난 양의 열에너지로 전환시킨다. 이 경우 타이어의 그립을 압도하는 큰 압력이 바퀴에 가해지면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키거나 스핀 할 수 있다. 그래서 F1 머신은 제작 기간이 5개월이나 걸리지만 가벼우면서도 스틸에 비해 높은 열을 내는 카본 파이어 합성 브레이크 디스크를 사용한다. 1.5kg 정도의 이 디스크는 400~1000℃에서 작동하지만 400℃ 이하이거나 1000℃를 넘을 경우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데 팀과 드라이버가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온도를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제동거리는 얼마나 될까. F1 머신은 시속 100km로 달리다 머신을 정지시키기 위해 제동을 하면 시간은 1.4초, 거리는 17m를 넘지 않아야 하는 게 규정이다. 고성능 슈퍼카가 30m를 넘기는 것을 보면 탁월한 성능인 셈이다.
F1에 있어서 브레이크는 달구어진 열을 어떻게 식힐 것인가도 중요한 요소다.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브레이크 성능이 급격히 떨어져 레이스를 망칠 수 있어서다. F1 머신은 냉각수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에 에어덕트를 통해 빨아들인 공기로 디스크를 식혀야 한다. 에어덕트의 크기와 유형은 규정에 정해져 있다. F1은 단 하나의 페달 방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거기에는 앞뒤 바퀴에 하나씩 두 개의 수압 서킷 브레이커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이는 하나가 망가지더라도 다른 하나를 사용해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파워 브레이크와 ABS는 사용할 수 없다. 각각의 바퀴는 직경 278mm, 폭 28mm 이하의 브레이크 디스크를 하나만 장착할 수 있다. 1990년대 들어 미끄럼 방지 제동장치의 사용을 금지하면서 브레이킹은 F1 드라이버들에게 가장 어려운 기술이 되었다. 지금도 F1 그랑프리에서는 브레이크를 지배해야만 위대한 드라이버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은 아직도 유효하다. 지선호 기자 likemo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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