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기업경기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무역수지는 5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35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경련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10월 전망치도 전월 대비 2포인트 오른 113.1을 기록하며 14개월 연속 100을 웃돌았다. BSI가 100을 넘어서면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는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또 전경련의 BSI전망치가 14개월 연속 100을 웃돈 것은 지난 2000년 6월 이후 10년 4개월만이다. 그러나 이미 기업경기가 많이 둔화됐다는 지표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제조업 업황BSI는 92로 전월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이 발표하는 제조업BSI는 지난 6월 105에서 최고점을 기록한 후 최근까지 내리막을 거듭했다. 10월 업황전망BSI도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한 99를 기록, 올해 2월 이후 8개월만에 100을 밑돌았다. 전경련과 한은의 엇갈리는 경기 전망 중 과연 어느 쪽이 더 옳은 답일까.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계방식의 차이'라고 답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전경련과 한국은행이 자료를 집계하는 모집단의 차이로 풀이할 수 있다. 전경련의 경우 업종별 매출액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대기업이 많이 포함된 반면 한국은행의 경우는 표본업체 2774개 중 70%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양 기관의 BSI 전망 차이는 경기 변동에 따라 상대적으로 부침이 적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이 경기둔화를 더 민감하게 느끼는 데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손원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전경련 기업들도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포함돼 있지만 전경련과 한은의 모집단 숫자가 다르다"며 "중소기업들이 숫자가 더 많고,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도 더 큰 편"이라고 말했다. 민간에서도 최근 선행지수 하락 및 동행지수 변동치의 상승세 둔화로 인해 향후 경기 상승세의 둔화를 전망하고 있다. 경기가 악화되기보다는 이전과 같은 상승세가 다시 오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기 상승세가 둔화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 상승국면은 마무리됐고, 경기 사이클로 볼 때 일시적인 둔화 국면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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